김종갑 빠진 하이닉스號 순항할까
2010-02-10 17:26:27 2011-06-15 18:56:52
[뉴스토마토 정경준기자] 하이닉스(000660)반도체 채권단이 다음달 임기 만료되는 김종갑 사장(1951년 경북 안동, 사진)을 10일 전격 교체키로 결정하면서 하이닉스반도체의 향후 주가 흐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대표는 침몰 직전이던 하이닉스반도체를 구해낸 구원투수로 정평이 나있는 만큼 채권단의 이번 결정에 대해 산업계와 금융계 안팎에선 의외라는 반응이다. 
 
 
지난 2007년 하이닉스 대표이사에 취임, 살얼음판을 걷던 하이닉스를 구해냈더니, 이제와 ‘보따리를 내 놓으라’는 겪이 아니냐는 평가다. 
 
산업자원부 제1차관을 끝으로 30여년의 공직생활을 접고 민간기업 CEO(최고경영자)로 성공적 변신을 일궈낸 김 사장의 경력에 오점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김 사장의 민간기업 CEO직은 첫 걸음부터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취임 당시부터 반도체 업계는 소위 ‘치킨게임’으로 불리며 하루하루가 그야말로 살얼음판이었다.
 
반도체 업황 악화는 개선 기미 조차 보이지 않았으며, 그 와중에도 업계 내 생존경쟁은 극에 달해 손해가 나도 생산할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하루하루 가슴을 졸이며 보낸 민간기업 CEO직은 2008년 들어서면서 최대 위기를 맞게 된다. 업황 악화 속에서 계속된 업계간 경쟁은 적자를 불러왔고, 적자 규모는 어느덧 눈덩이처럼 불어나 결국 유동성 위기로까지 이어지게 됐다.
 
3만원 초반대였던 하이닉스 주가 역시 2008년 말 5770원까지, 끝모를 추락을 거듭했다.
 
이같은 위기는 김 사장에겐 거꾸로 기회였다. 어려운 대내외 경영환경 하에서 김 사장의 경영 수완이 빛을 발했다.
 
김 사장은 자구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고, 특히 채권단의 자금지원을 이끌어내는 한편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대규모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짓는 등 유동성 위기를 일단락지은 것.
 
김 사장은 적자폭이 확대되는 등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도 지속적인 연구개발 및 설비투자에는 돈을 아끼지 않았다. 오랜기간 지속되던 ‘치킨게임’ 속에서 대만 등 경쟁업체들이 ‘백기투항’ 하면서 하이닉스에 서광이 비췄다. 적자 규모는 차츰 줄기 시작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때마침 D램과 낸드플레시 등 주력 반도체 제품의 가격 역시 바닥을 찍고 상승 시동을 걸면서 그간 연구개발 투자로 기술력 강화에 나선 효과를 톡톡히 보게 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현재 하이닉스의 펀드멘털(기업가치)에 대해 ‘이 보다 더 좋을 순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업황과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주가 상승을 점치고 있다.
 
한 증시 전문가는 “하이닉스의 현재 펀더멘털과 반도체 경기 상황에 따른 최대 수혜가 기대되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하이닉스 주가는 방향성면에서 상승추세에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시 전문가는 “어떤 CEO가 오더라도 하이닉스의 펀더멘털은 좋아질 수 밖에 없다”며 “CEO 교체에 따른 리스크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구원투수’의 역할을 톡톡히 해 낸 김 사장이 있었기에 어떤 CEO가 와도 문제될 게 없다는 설명이다.
 
김 사장의 교체 소식이 전해진 이날 하이닉스 주가는 50원(0.22%) 상승한 2만27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상승폭은 눈에 띄게 축소됐다.
 
뉴스토마토 정경준 기자 jkj856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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