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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활황 분위기 속 ELS는 부진
추석연휴 10월보다 발행액 감소…조기상환 후 재투자 약화도 원인
2017-12-05 15:44:53 2017-12-05 15:44:53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11월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실적이 9~10월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강세를 보이면서 ELS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화된 것이 주 요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향후 초대형 투자은행(IB)들의 발행어음 사업 확대도 ELS 발행의 변수로 지목했다.
 
5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1월 ELS 발행규모는 5조7610억원으로 집계됐다. 8월(5조4383억원) 발행규모 보다는 높았지만 9월(7조2621억원), 10월(6조3133억원)보다는 낮았다. 특히 10월은 추석연휴로 인해 5~6일의 공백기간이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11월 실적은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조기상환 금액도 8월 6조9223억원에서 9월 8조9441억원으로 증가했다가 10월 7조4995억원, 11월 7조3241억원으로 역시 감소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선 국내증시의 상승세를 원인으로 거론했다. 하반기 들어 조정국면이 이어졌던 코스피는 11월 단 1거래일을 제외하고 2500선을 넘길 정도로 상승세를 유지했다. 코스닥도 올해 좀처럼 700선을 넘지 못하다가 11월 들어 한 때 800선을 돌파하는 등 활황세를 나타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ELS는 국내증시가 박스권에 머물렀을 때 ‘중위험 중수익’이라는 장점이 더욱 부각된다”면서 “코스피, 코스닥 모두 호조세를 보이고 수익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이 ELS에 투자할 유인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증시 강세가 가장 핵심변수라고 볼 수 있지만 내년부터 고령투자자에 대한 투자자보호 규제가 강화되는 것도 ELS 판매채널의 위축을 가져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조기상환이 이뤄진 투자자금이 ELS에 다시 유입되는 추세가 약화된 점도 감소세의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증권가에서는 2015년 상반기 홍콩 HSCEI 지수가 최고점에 다다랐을 때 ELS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이 최근 상환 이후 재투자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당시 홍콩H지수의 최고점은 1만4000~1만5000선이고 녹인(원금손실·Knock in) 구간을 최초기준가격의 70~80%로 가정하면 상환 구간은 1만~1만2000이다. 최근 한달간 홍콩H지수는 1만1500~1만2100선까지 상승하면서 2년전 투자했던 투자자 중 상당 수는 상환에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ELS에 투자해서 조기상환이 되면 재투자로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인 흐름이지만 2년전 고점에서 ELS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입을 뻔한 투자자들은 이후 재투자에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내년 ELS 발행규모 추세는 초대형 IB 발행사업 확대로 인해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다소 감소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효섭 박사는 “최근 한국투자증권이 발행어음 사업을 개시했고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KB증권도 연내 또는 내년초에는 발행어음 인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증권사 전체 ELS 발행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들 증권사가 앞으로 ELS 비중을 높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정준섭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발행어음은 기존 증권사의 자금 조달수단이었던 ELS에 비해 자체 헤지 등의 면에서 제약이 덜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내년부터 발행어음 사업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11월 ELS 실적은 코스피, 코스닥의 동반 강세 등의 영향으로 추석연휴가 있었던 10월보다 감소세를 보였다. 사진/김재홍 기자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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