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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공룡 네이버에 첫 노조 설립
"복지 뒷걸음에 자부심 실망으로…노사갈등 비화될까 주목
네이버 노조 설립으로 노조 불모지 IT 업계도 '들썩'
2018-04-02 15:23:43 2018-04-02 15:57:11
[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국내 포털사이트 점유율 1위인 네이버에 노조가 설립됐다. 노조는 처우 개선과 노조활동 보장을 요구한 만큼 노사갈등도 예상된다. 무노조 사업장으로 여겨졌던 IT 업계에 노조 설립이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민주노총 네이버사원노조는 2일 전 직원에게 전체 메일을 보내 노조 설립 사실을 알렸다. 노조는 "대한민국 IT 산업을 이끌고, 국내 최고 서비스를 만드는 자부심이 있었다"면서도 "네이버의 성장에도 복지는 뒷걸음쳤고, 자부심은 곧 실망으로 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조는 "네이버의 변화는 노조로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상급단체를 민주노총으로 정하고 가입을 마무리했다. 신설 노조인 만큼 상급단체의 지원을 통해 임단협 등 노조활동을 안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가입 대상은 네이버비지니스플랫폼(NBP), 네이버웹툰, 라인플러스 등 네이버 계열사 등을 아우른다. 노조는 "함께 행동하고 신뢰받는 공정한 네이버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노조는 또 임단협과 별개로 조직문화를 수평적으로 바꿀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포괄임금제도를 개선할 계획을 내비췄다. 포괄임금제도는 연장근로수당을 미리 산정해, 실제 연장근무 시간의 산정이 어렵다. 때문에 노동계에서 장시간 노동의 원인으로 꼽힌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노조를 직원이 아닌 파트너로서 전향적으로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의 노무관리도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노조 설립 초기 노사가 힘겨루기를 벌이는 게 일반적이다. 노사 모두 강 대 강으로 충돌해 노사갈등이 악화될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사내 문제가 밖으로 알려지는 등 기업 이미지 또한 크게 훼손될 수 있다. 
 
일단 네이버는 노조 설립이 헌법이 보장한 노동3권에 해당되는 만큼 노조활동을 최대한 보장한다는 입장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회사는 합법적인 노조활동을 보장하고 있다"며 "노조와 대화를 통해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조 설립 사실이 알려지면서 노조 가입 문의 또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관계자는 "30분 만에 100여명이 가입했다"고 말했다.
 
네이버 사옥 전경. 사진/뉴시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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