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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중국 조기 출격?…현대차 "시기 고민 중"
2018-05-29 17:01:58 2018-05-29 18:34:02
[뉴스토마토 배성은 기자] 현대차가 한국에서 생산한 제네시스의 중국 조기 출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한국산 제네시스'를 수출하기로 결정한 현대차는 중국 정부가 오는 7월1일부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한 수입관세를 인하하기로 함에 따라 수출 시기를 앞당기는 것을 고민 중이다. 현대차는 지난 2002년 중국에 공식 진출한 후 정부 방침에 따라 현지 업체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전량을 중국에서 생산, 판매해왔다. '한국산 제네시스' 수출을 통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 최근 판매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내에서의 명예 회복을 이뤄낸다는 방침이다.
 
중국 재정부는 지난 22일 오는 7월1일부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한 수입 관세를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20~25%에 달하는 자동차 관세는 15%로, 8~25% 수준의 자동차 부품 관세도 6%로 인하된다. 통상 수입 관세가 2% 인하하면 판매가격은 10% 정도 낮아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관세 인하에 따라 해외 수입차 가격도 큰 폭의 하락이 예상된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북경현대차 3공장에서 미스트라 등 4개 차종이 생산되고 있다. 사진/현대차
 
이에 제네시스의 중국 판매를 추진 중인 현대차는 한국산 제네시스의 마케팅과 영업을 어떻게 전개해 나갈지 검토 중이다. 현대차는 지난 3월부터 제네시스의 중국내 생산과 판매 등 실무를 준비하는 TF(테스크포스)를 운영하는 등 중국 진출을 준비해왔다. 제네시스는 현재 국내에서만 생산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관세 인하에 따라 국내 생산 모델을 중국으로 수출함으로써 단기간내 판로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구체적인 시기는 아직 정하지 않았으나, 현재 가격과 책정 등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사드 등의 영향으로 중국에서 극심한 실적 부진을 겪었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14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올해 3월과 4월 판매량이 큰 폭으로 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지에서 생산·판매하고 있는 토종 및 합작법인 모델에 더해 수입가격을 대폭 낮춘 해외생산 수입차들까지 가세하면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하면 되도록 빨리 제네시스를 시장에 투입해야 한다. 중국은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고급 차종에 대한 수요가 부유층에서 중산층으로 확산되고 있다. 수입관세 인하는 고급 브랜드 승용차의 판매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현대차는 시장을 선점해 나가야 한다. 현대차는 G90(EQ900)와 G80 등을 앞세운다는 전략이다.
 
한편, 쌍용차는 중국 진출에 대해 다소 신중한 입장이다. 중국에 현지 공장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시안시가 100% 지분 소유한 업체(산시기차그룹)와 합작을 추진했으나 사드 등의 영향으로 좌절된 바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아직까지 결정된 바는 없으나 관세 인하 결정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중국 자동차시장은 생산과 판매량 모두 9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으로 성장했다. 중국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작년 중국 자동차 생산량은 2901만5000대로 전년보다 2.9% 늘었다. 판매량도 전년 대비 2.8% 증가한 2887만9000대를 기록했다.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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