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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지상파, 월드컵 생중계 협상 난항 이유는?
월드컵 기대감 하락·클립영상 선호…포털, 독자 월드컵 콘텐츠로 승부
2018-06-13 13:07:19 2018-06-13 13:07:19
[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2018 러시아 월드컵이 눈앞에 다가왔지만 월드컵 포털 생중계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포털과 지상파 간의 협의가 계속 불발되며 월드컵 개막날까지 포털 생중계 여부를 확정 짓지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네이버와 카카오는 독자 콘텐츠를 준비하며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13일 포털·방송업계에 따르면 15일 자정(한국시간)으로 예정된 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전을 앞두고 지상파 사업자와 포털 사업자들은 여전히 생중계를 놓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올림픽, 월드컵과 같이 국가적으로 큰 행사가 있으면 지상파는 중계권을 구매해 네이버·카카오 등 포털을 비롯해 이동통신사(IPTV, OTT)·케이블사업자·종합편성채널 등 유료방송사에 판매한다. 현재 지상파를 대표해 MBC가 2018 평창 올림픽 이후 협상에 나서고 있다. 이날까지 지상파와 러시아월드컵 중계 협상이 체결된 업체는 아프리카TV와 푹TV뿐이다. 이외 업체와는 협상이 진행 중이다. 지상파 관계자는 "가치 인식 차이가 너무 크다"며 "포털은 월드컵을 생중계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협상이 난항을 겪는 이유로는 월드컵 흥행 실패와 영상 소비문화 변화가 꼽힌다. 지상파 관계자는 "최근 월드컵 분위기가 살지 않는 데다 북미정상회담, 지방선거 등 정치적 사안으로 국민의 관심이 월드컵에서 멀어졌다"고 말했다. 최근 축구 국가대표팀이 본선 경기 전 몇 차례 평가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자 국민들의 기대감이 사그라들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콘텐츠를 스마트폰, 태블릿PC, PC 등 여러 디지털기기로 소비하는 'N스크린' 문화가 유행하며 월드컵 생중계 수요가 준 것으로 풀이된다. 지상파 관계자는 "국민들이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도 늘어나고 짧은 영상을 선호하는 문화가 유행하며 월드컵 중계 수요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2016 리우 올림픽 당시 모바일 영상 이용 현황을 보면 비실시간 모바일 시청 시간은 불과 3분여밖에 되지 않았다. 닐슨컴퍼니코리아가 2016 올림픽 시청률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모바일 시청자는 평균 15.16분을 시청했다. 이중 실시간 시청 시간은 약 17분, 비실시간 시청 시간은 약 3분이었다.
 
이런 현상을 반영하듯 포털과 지상파는 현재 월드컵 골 장면, 하이라이트 등 클립영상(짧게 편집한 영상)에 대한 협상만 합의한 상태다. 월드컵, 올림픽 등 대형 행사 때 포털과 지상파는 생중계 계약과는 별도로 클립영상 계약을 한다. 클립영상 계약 금액은 생중계 계약보다 금액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포털업계는 생중계 계약과는 별개로 독자적인 월드컵 콘텐츠로 이번 월드컵을 맞이할 전망이다. 네이버는 지난 8일 월드컵 특집 페이지를 열었다. 이 페이지에는 ▲승부 예측 ▲참가국 국가엔드 페이지 ▲주요 경기 영상경기 등이 포함됐다. 승부 예측은 개막일까지 할 수 있고 이용자가 각 경기 승리국가를 예상하고 경기와 관련한 전문가 칼럼을 볼 수 있는 콘텐츠다. 국가엔드 페이지에서는 출전국 선수 정보와 경기 일정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카카오 역시 포털 다음과 카카오톡 채널탭, 카카오미니 등 카카오 플랫폼을 활용해 월드컵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포털 관계자는 "생중계 협상은 진행하면서도 포털만 선보일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최근 개편한 '2018 러시아 월드컵' 특집 페이지. 사진/네이버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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