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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돈 침대 피폭선량 재측정해야"…언론·학계, '정확성 결여' 주장
일각선 "관리부실 피해 축소 우려" 목소리도
2018-06-19 16:51:05 2018-06-19 16:51:05
[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발표한 대진침대 매트리스 방사선 피폭선량을 재측정해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확한 선량평가를 통해 피폭량이 원안위 기준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역학조사를 굳이 진행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19일 과학기자협회와 대한방사선방어학회가 서울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주최한 라돈 피해 관련 세미나에서 김용재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박사는 "사건 발생 이후 신속한 행정조치를 위해 라돈을 측정했는데, 이번에 문제된 토론 유래 라돈(토론) 측정에 대한 국제적 기준이 없어 보수적으로 측정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김 박사는 "수면을 가정해 침대 표면 2㎝ 위에서 측정했는데, 베개 사용 등을 감안해 거리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며 "방사능 피폭을 야기하는 토론 자핵종 비율이 3~4% 수준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침대 사용에 따른 방사선량을 확정한 이후 역학조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재기 대한방사선방어학회 연구소장은 "원안위가 발표한 추정선량은 단순한 가정에 근거한 예비평가 수준이기 때문에 모델별로 사용 환경에 따른 상세 재평가가 필수적"이라며 "상세평가 결과 선량이 낮아 역학조사로 평상시 피폭량과 구별할 수 없을 경우 굳이 역학조사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원안위 발표값을 정확한 선량평가라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에 대해 김용재 박사는 "현재는 원안위 발표 내용이 과다추정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며 선을 그었다.
 
라돈 침대 사태 이후 방사능 피폭을 둘러싼 우려가 과도하게 부풀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진영우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장은 "일본 원전 사고 이후 방사능 노출로 큰 병에 걸릴 거란 불안이 있는데 단기간에 고방사능에 노출되지 않는 이상 돌연변이 가능성 외의 피해는 없다고 봐야 한다"며 "미국 연구결과 방사능에 노출되지 않은 일반인 100명을 추적하면 42명이 암이 생기고, 위험수준이라고 평가되는 방사능에 노출된 집단을 추적하면 100명 중 43명이 생긴다. 이는 방사선 피폭 여부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의 암 발생 증가가 예측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연구결과가 방사선에 피폭되더라도 안전하다는 의미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사회적으로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방사선 피폭 위험을 합리적으로 파악할 필요성에 따라 열렸다. 하지만 원안위 관리 부실에 따른 피해를 축소시키려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충분한 답을 주지 못했다는 평가다. 폐암 외에 다른 질병 가능성에 대한 검증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현재까지 인과관계가 증명되지 않았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 폐암 외의 다른 질병 가능성에 대한 충분한 연구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진영우 센터장은 "질병의 원인을 특정하려면 선후 결과가 있어야 하는데 몸 속에서 자핵종이 녹아 도는 순간 방사선 성질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폐질환 외에 다른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매우 낮다"면서도 "갑상선암이나 뇌종양 등의 경우 명확한 인과관계가 밝혀지지 않았다는 게 현재까지의 결론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필요하면 검증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2012년 대진침대의 뉴웨스턴슬리퍼를 구입해 사용한 뒤 2016년 폐암 판정을 받고 치료 중인 한 피해자는 "메르스 사태가 터졌을 때 중동 지역에 간 사람 중 극히 일부만 병에 걸렸다"며 "신체조건에 따라 라돈 피해 영향이 클 수 있는데 정부는 평균치만 제시하면서 현재 수준은 안전하다는 말만 하고 있다. 모나자이트가 매트리스에 사용될 때까지 방치해둔 원안위가 사람이 죽어나기 전에 피해 여부를 적극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일 과학기자협회와 대한방사선방어학회가 서울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주최한 라돈 피해 관련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용재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박사, 이재기 대한방사선방어학회 연구소장, 진영우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장. 사진/강명연 기자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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