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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토 현장) 박해일과 수애 그리고 변혁 감독이 그린 ‘상류사회’
변혁 감독 “준비 기간만 4, 5년…이걸 끌고 갈 동력 필요했다”
수애 “치열하지만 연약함 숨기고 사는 인물에게 연민 느꼈다”
2018-07-31 12:21:54 2018-07-31 12:21:54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천의 얼굴을 가진 박해일 그리고 선과 악의 이면을 모두 경험했던 수애. 두 사람이 그리는 우리 사회의 또 다른 얼굴. ‘상류사회’는 어떤 모습이고 어떤 감정을 담고 있을까. 배우 심은하의 은퇴작 ‘인터뷰’를 연출한 변혁 감독이 무려 5년 간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영화 ‘상류사회’가 첫 발을 내딛었다. 변혁 감독의 세밀한 연출과 박해일 수애 투톱 콤비가 그려낼 닿을 수 없는 그 사회가 오픈된다.
 
31일 오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상류사회’ 제작보고회에는 연출을 맡은 변혁 감독과 주연 배우인 박해일 수애가 참석했다.
 
이날 변혁 감독은 ‘상류사회’ 한 작품에만 집중했던 오랜 시간의 이유를 전했다. 그는 “준비 기간이 꽤 많이 걸렸다. 영화 제작 시간도 많이 걸렸다”면서 “이 작품만 4, 5년 가까이 준비했다. 내 안에서 이걸 끌어갈 수 있는 동력도 필요했다. 만드는 시간도 필요하다. 설레고 기쁘기도 하지만 두렵고 조심스러운 게 더 큰 것 같다”고 첫 소감을 전했다.
 
‘상류사회’란 제목처럼 이 영화가 담고 있는 심상치 않은 내용에 대한 궁금증이 가장 컸다. 변 감독은 “윗세대는 먹고 사는 문제가 중요했다. 그것을 위해서 ‘잘 살아보세’를 이뤘던 세대다”면서 “그 다음 세대도 여전히 그것이 문제인데 ‘잘 살아보세’가 아니라 ‘잘 먹고 잘 사는’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돼 ‘상류사회’가 부각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허 “우리의 노력으로 계급 상승이 불가능하단 절망이 있어서 강한 갈등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런 내용을 이 영화 한 편에 담고자 했다”고 영화에 대한 설명을 전했다.
 
이번 영화에서 상류 사회로의 진입을 열망하는 대학교수 장태준을 연기한 박해일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남한산성’ 이후 10개월 만의 인사다”면서 “시나리오를 봤을 때 굉장히 얘기의 짜임새가 있었다. 야망과 욕망을 소재로 한 얘기가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밀어붙이는 힘을 느끼게 했다”고 전했다. 이어 “캐릭터는 기존에 해봤던 역할 중에서는 가장 야망이 있는 모습이다”면서 “강하게 보여서 호기심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극중 새내기 정치인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한 노력도 전했다. 그는 “정치인의 느낌을 살리려고 기자분들이 취재하신 뉴스를 많이 봤다”면서 “그 안에 소재나 인물을 만들어 갈 때의 필요한 늬앙스가 모두 담겨 있었다. 뉴스가 내겐 정답이었다”고 말했다.
 
멜로적인 이미지가 강하지만 때론 강렬한 느낌의 캐릭터도 도 맡아 온 수애는 이번 ‘상류사회’를 통해 데뷔 이후 가장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그는 “전작들과 다르게 보이는 이미지에 중점을 뒀다”면서 “지금까지 연기한 캐릭터 가운데 가장 화려한 인물이기도 하다. 미술관 큐레이터 수석이란 직업에 맞게 의상과 헤어, 정확한 의사전달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박해일과 수애는 서로에 대한 호감도 전했다. 먼저 수애는 “극중 ‘장태준’은 해일 선배와 닮은 구석이 참 많은 인물이다”면서 “허술한 듯 하면서도 강인한 인물이다. 그런 모습이 많다. 해일 선배와는 전부터 꼭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해일은 “수애씨와는 처음 작업이다. 데뷔도 사실 비슷하다”면서 “’드레 수애’란 이미지가 강하지만 현장에선 앞만 보고 달리는 단거리 육상 선수의 느낌이었다. 정말 강렬한 이미지였다”고 상대역인 수애를 평가했다.
 
두 사람은 이번 ‘상류사회’를 통해 관객들에게 어떤 얘기를 전달하고 싶었을까. 먼저 박해일은 “누구나 각자가 갖고 있는 들끓는 것들이 있지 않나”라면서 “평범하지만 어떤 계기를 통해 앞으로 나아가게 되는 그 지점을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수애는 “이번 얘기와 인물에게 공감보단 연민이 들었다”면서 “조금 더 이해하고 싶었다. 치열함 속에서 연약한 내면을 감추고 살아가는 캐릭터에 대한 안쓰러움을 이해하고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변 감독은 기존 상류사회를 다룬 드라마 영화와의 차별점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그 차별성이 무엇일까 고민했는데 우리의 태도들 다루는 게 좋을 듯 싶었다. 그게 바로 차별성이 아닐까 생각된다”면서 “그들을 보고 있는 나 자신에 대한 관심이 드러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가능하다면 그런 차별성이 드러났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변 감독은 “영화 속 얘기들은 우리 주변에서 계속 있어왔다. 시대가 바뀌어서 문제가 없었던 것처럼 지나간 게 그게 아니라는 게 최근 들어 언론을 통해 드러나기 시작한 거다”면서 “사건을 염두에 두고 한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변혁 감독이 연출한 ‘상류사회’는 각자의 욕망으로 얼룩진 부부가 아름답고도 추악한 상류사회로 들어가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며 벌어지는 얘기를 그린다. 다음 달 29일 개봉.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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