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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원가공개, "집값 잡는 데 일조할 것"
전문가들 "분양가 하락할 수밖에"…"주변 시세도 제동"
2018-09-10 18:13:38 2018-09-10 18:13:46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가 집값 안정화에 일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급격히 치솟는 집값에 어느정도 제동을 거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다. 원가공개는 경기도에 이어 서울시도 가세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 등 확산 추세다. 이들은 원가공개를 통해 치솟는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 의지에 힘을 보태겠다는 의도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 관계자는 10일 “이번주 아니면 늦어도 다음주 안으로 서울시도 공공사업 분양원가 항목을 확대 공개하겠다고 밝힐 예정”이라며 “기존에 공개하던 12개 항목에서 61개 항목으로 늘리는 거라 행정 절차상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분양원가 공개는 지난 2007년 노무현 정부 당시 공공과 민간사업에서 각각 61개와 7개 항목을 공개한 바 있지만, 이명박 정부 이후 바뀌었다. 현재 공공사업은 12개 항목만 공개하고 있고, 민간사업은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
 
현재 분양원가 공개와 관련해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지난해 3월 발의한 ‘주택법 개정안’이 법제사법위원회에 1년째 계류 중이다. 아울러 국토교통부도 분양원가 공개 항목 확대를 위한 시행규칙 개정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원가 공개로 그동안 집값 상승을 부추겨 온 높은 분양시장을 자정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새로 지어진 아파트 분양가가 낮으면 자연스레 주변 집값도 조정될 수 있다는 관점이다.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3㎡당 2405만원이던 강남3구 평균 분양가가 지난 5월 3889만원으로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원가공개는 분양가에 대한 간접 규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시장 논리대로만 분양가를 받기가 힘들어질 것”이라며 “집값이 확 떨어지지는 않겠지만 급격히 상승하는 것은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인호 숭실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원가공개로 분양가가 하락할 수밖에 없고 그러면 주변 시세도 올라가는 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민단체 등은 분양원가 공개가 집값을 잡는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분양원가 공개가 여론의 주목을 받으면 높은 분양가에 대한 비판여론이 조성되고 이는 분양가상한제와 후분양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단순히 분양원가를 공개한다고 집값이 당장 잡힐 거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원가공개를 시작으로 분양가상한제와 후분양제 등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이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집값 하락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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