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부동산 신탁사들 재건축 시장 '다크호스' 부상
서울 주요 도시정비사업지 수주…사업진행 속도가 강점
2018-09-10 16:16:56 2018-09-10 16:17:04
[뉴스토마토 손희연 기자] 부동산 신탁사들이 줄줄이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성공하면서 재건축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속도전이 중요한 재건축 사업지에서 기존 조합과 민간 건설사들의 도시정비 사업 진행 속도에 비해 신탁사들이 이끌어가는 사업은 속도가 빠른 점과 조합원의 과반수 동의만 받으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 등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경험 부족으로 조합원과 합의에 실패하는 등 추후 사업 차질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부정적 관측도 나온다. 하반기 신탁사들의 도시정비사업 수주고가 이어질지 이목이 집중된다. 
 
1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부동산 신탁사들이 도시정비사업 수주고를 올리며 일감 확보에 성과를 낸다. 
서울의 한 재건축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뉴시스
 
신탁사들의 정비사업 진출은 지난 2016년 3월 도정법 개정으로 가능해졌다. 신탁사가 정비사업에 참여하는 방식은 '대행자' 방식과 '시행자' 방식 두 가지다. 대행자 방식이 기존 조합을 대신해서 사업을 추진하는 형태라면, 시행자 방식은 조합이 없는 사업장에서 신탁사가 초기 단계부터 사업을 주도적으로 끌어가는 형태다. 
 
특히 부동산 신탁업계의 '쌍두마차'인 한국토지신탁(이하 한토신)과 한국자산신탁(한자신)이 도시정비사업 일감 확보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한자신은 서울 여의도에서 뚜렷한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시범·수정·광장아파트의 재건축을 수주했고, 한토신은 방배삼호아파트, 흑석 11구역 재개발 등 서울을 비롯해 인천, 부산, 대전 등 전국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더구나 한토신은 '미니 재건축'으로 불려오는 '가로주택정비사업'에서도 일감 확보에 적극적이다. 영등포동2가 가로주택정비사업의 사업대행자로 지정된 데 이어, 최근 대구 태평78 가로주택정비사업지에서도 예비신탁사로 선정된 바 있다.
 
이 밖에 KB부동산과 코람코자산신탁도 강세를 나타낸다.  KB부동산은 여의도 한양아파트, 공작아파트, 대교아파트와 함께 성수동 장미아파트 등 4건을 사업시행자 방식으로 수주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서울시 도봉 제2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비롯해 인천과 안양시 등 다섯 곳의 재건축·재개발 사업지에서 먹거리를 확보 중이다.
 
이 같은 신탁사들의 도시정비업계에서의 강세가 장기간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부동산 신탁사가 재건축 사업을 진행하는 면에서 다소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신탁사들이 일반 재건축 조합이나 추진위보다 시공사 선정 작업 등 사업 면에서 경험이 부족한 점이 꼽힌다. 사업비를 줄이기 위해 중소건설사를 선정했을 경우 리스크가 높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신탁 재건축을 하는 정비사업장 중에서도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곳도 있다. 
 
도시정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정비사업 단지들이 주민 및 사업 조합원들 간의 이견, 인허가 문제 등을 겪고 있다”며 “이에 신탁사들이 경험이 부족한 점에서 신탁방식으로 재건축 사업을 진행하면서 겪는 이견 등을 잘 해결하지 못할 경우 사업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신탁사들의 도시정비사업에 대해서 긍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도시정비 신탁사업 확대와 부동산 신탁 물량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아직 차입형 신탁의 비중이 높은 신탁사의 경우 유동성 위기가 있을 수는 있지만, 금융감독원의 통제를 받는 신탁사가 사업자금을 관리하니 기존 시공사 방식에서의 조합 결탁이나 비리 등 불미스러운 일도 방지되고, 분양보증수수료와 감리비 등 관리처분 시 정비사업비 추산액도 줄이고 분양·광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전했다. 
 
손희연 기자 gh7048@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