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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뻗어가는 간편식①)외식 대체하는 간편식…자영업자 이중고
대기업이 중심 성장 구도…중소적합업종 논란 대두
2018-10-01 06:00:00 2018-10-01 08:57:41
[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혜화 쪽에 편의점이 들어왔는데 혼자 사는 분들이 간편식을 주로 사먹으니까 주변 식당이 망했어요." 한 외식업 사장은 30일 이렇게 말했다. 가정간편식 시장이 대형 유통망을 중심으로 커가면서 외식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 인상과 더불어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관계자는 "대형 유통업체들이 이곳저곳 공략하다 보니 기존 상권 자영업자들이 자꾸 궁지에 몰린다"며 "거기에 최저임금도 계속 오르다 보니 인건비도 부담이고 자영업자들 매출 타격이 심각하다"고 전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음식업의 폐업은 다른 산업의 두 배 수준인 26.5%다. 신규사업보다는 기존 사업자의 폐업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는 고객의 선택에 따른 불가피한 경쟁의 결과라고 풀이한다. 한 유통업 관계자는 "고객들의 선택에 따라 가정간편식 경쟁력을 높여가는 것이지 자영업자들에게 피해를 주려는 게 아니다"라며 "가정간편식 취급을 확대하고 있는 편의점 등 가맹사업의 경우 가맹점 운영자도 소상공인이다. 대형 유통업과 자영업간의 경쟁이라고만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대기업 유통망을 타고 가정간편식이 유통되며 외식자영업자들은 이중고를 겪게 됐다. 사진은 지난 8월 한국외식업중앙회 회원들이 최저임금 인상 규탄집회에서 구호를 외치는 모습. 사진/뉴시스
 
가정간편식 시장은 연평균 21%의 성장률을 보이며 크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에 3조원으로 3년만에 두 배 가까이 커졌다. 시장의 주도권은 대기업이 잡고 있다. 여기에 백화점, 마트, 편의점 등이 뛰어들어 판을 키우는 추세다.
 
간편식을 선호하는 1~2인 가구 등 인구변화도 큰 몫을 한다. 나아가 맛과 위생이 개선되며 가정간편식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도 높아졌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 조사한 설문결과에서는 응답자 중 4분의 1이 간편식 구매 이유로 '맛이 좋다'를 꼽았다.
 
외식 자영업자들도 가정간편식이 세계적인 트렌드인 만큼 성장을 막을 수 없다는 데는 수긍하는 분위기다. 다만 '생계형적합업종' 지정 등을 통한 제재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중소 가정간편식(HMR) 업체, 제조업체들도 뜻을 같이한다. 농촌경제연구원은 'HMR 산업의 현황과 정책과제' 보고서에서 중소 HMR 생산 시 가장 큰 애로사항이 '주요 생산 대기업의 시장 독과점'이라며 중소기업 우대 정책 마련, 대기업 독과점 방지를 위한 규제가 산업 성장을 위한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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