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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해외통' 약진…국내보단 해외사업 무게
삼성물산 해외출신 다수 승진…SK·한화건설 수장도 해외 전문가
2018-12-13 14:10:23 2018-12-13 14:51:43
[뉴스토마토 손희연 기자] 건설사들이 임원인사에서 해외사업 전문가를 중용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이는 내년 국내 주택 시장의 불확실성 속에 해외사업으로 중심을 옮기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건설사 CI. 사진/각 건설사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19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김영천·최영훈·허영우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켰다. 상무 승진 명단에는 조인수·진영종 상무 등 9명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임원 승진 12명 중에는 절반 이상이  해외 사업 경험이 있는 인물들이다. 김영천 전무는 건설 빌딩사업부·하이테크팀 하이테크를 담당하고 있다. 하이테크팀은 삼성전자가 발주하는 반도체공장 건설 등을 전담한다.
 
최영훈 전무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메트로 사업을 총괄한 인물이다. 이 사업은 지난 2013년 7월 삼성물산이 22억달러에 수주한 프로젝트다. 사업의 규모가 컸음에도 차질없이 진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어 상무 승진자 9명 중에서는 5명이 해외 현장 출신이다. 조인수 상무는 최영훈 전무와 함께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메트로 사업에 참여한 이력이 있다. 임영선 상무와 진영종 상무도 각각 싱가포르 현장에서 근무했다. 강경주 상무는 말레이시아 빌딩사업 담당, 박해균 상무는 사우디아라비아법인장으로 각각 일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전문성과 업무역량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미래 성장을 주도할 우수 인재를 중심으로 임원인사를 실시했다"며 "조직안정과 효율성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SK그룹도 SK건설 신임 사장에 '해외통'인 안재현 글로벌비즈대표를 임명했다. 안 사장은 해외개발 사업 경쟁력 강화에 힘써온 인물이다. 지난해 말 사장으로 승진해 글로벌 사업부문 대표에 오르면서 SK건설의 해외개발 사업 확대 등 임무를 맡아왔다. 안 사장은 1987년 대우를 거쳐 2002년 SK로 옮긴 뒤 SK 구조조정추진본부, SK D&D 대표, SK건설 글로벌마케팅부문장, SK건설 Industry Service부문장, SK가스 경영지원부문장 등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해외사업에 밝은 안 사장이 취임하면서 앞으로 해외부문 사업역량 강화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SK 관계자는 "안재현 사장은 다양한 관계사 사업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SK건설 해외개발 사업을 강화하고 우수한 시공 능력을 갖추는 중책을 맡게 될 것이다"고 밝혔다.
 
한화건설도 임원인사를 통해 최광호 대표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최광호 사장은 지난 2012년엔 총 사업비 11조 원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본부장을 지내면서 해외사업에 잔뼈가 굵은 인물로 평가된다. 지난해 11월 하이데르 알 이바디 이라크 총리를 예방해 '비스미야 신도시' 건설 지원을 요청, 지연됐던 공사대금 약 1억7000만달러를 수령하는 등 해외에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어 대우건설도 지난 6월 김형 사장을 신규 선임하면서 해외 사업부문에 주력하고 있다. 대우건설이 외부 출신인 김 사장을 발탁한 중점적인 배경에는 해외사업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사장은 지난달 21일 정기 임원인사에서 플랜트 등 해외 파트 임원을 대폭 교체하며 해외사업 강화의 의지를 내비치쳤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올해 양호한 경영실적이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 수익성 기반의 질적 성장 뿐 아니라 중장기 전략에 따른 기업가지제고 및 혁신 활동을 통해 글로벌 회사로 도약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내실다지기를 위해 경영 일선에 '재무통' 출신을 배치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해외통' 출신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며 "국내 시장의 위축으로 건설사들이 해외 사업 강화를 추진하겠다는 신호탄으로 보여진다"고 전했다. 이어  "해외통을 앞세워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 해외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로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손희연 기자 gh704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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