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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 집객효과 사활…유통가 '체류형' 매장 봇물
체험형·하이브리드형 매장…"오프라인만의 콘텐츠로 모객"
2018-12-23 06:00:00 2018-12-23 06:00:00
[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백화점, 아울렛,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가 저성장의 극복 수단으로 체류형 매장을 선택했다. 매장을 고객이 쉴 수 있는 여가공간으로 조성해 자연스럽게 구매를 유도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근 출점되는 유통매장들의 특징은 휴게 공간이 넓게 마련되거나 체험형 콘텐츠가 강화됐다는 점이다. 온라인 시장 대비 오프라인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을 부각해 경쟁에서 살아남겠다는 의지가 돋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유통업체의 매출은 전년대비 13.2% 증가했으나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3% 증가에 그쳤다.
 
체류형 매장의 특징은 MD 구성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백화점이 식품관 콘텐츠를 강화하는 이유도 고객 집객 및 체류를 늘리려는 데 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내년 5월 식품관 내 마켓과 식음시설을 전면 재편하는 리뉴얼을 진행한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4월 천호점 12층 전문식당가를 뷰가 좋은 스카이라운지 형태로 리뉴얼 오픈했고 실제 성과도 있었다. 식품관을 포함해 리빙관·키즈관 등을 리뉴얼한 이후 한 달간 30~40대 고객의 매출이 15.1% 가까이 늘었다.
 
기존 1층에 화장품, 2층부터 의류가 배치됐던 매장 구성도 바뀌는 추세다. 롯데백화점은 안산점을 리뉴얼 오픈하며 1층에 라이프스타일 콘셉트로 '무인양품'을, 2층에는 아동·유아 매장을 배치했다. 무인양품은 의류, 리빙, 소품 등 다양한 제품들이 한곳에 모여있어 체류 효과가 높은 편이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 5층 여성복 매장, 본점 4층 영캐주얼 매장이 있는 곳에 시코르를 배치했다. 고객이 직접 화장품을 발라보며 동시에 쇼핑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구성된 것이다.
 
롯데백화점 안산점에 조성된 가드닝 카페. 사진/롯데백화점
 
이색적인 체험형 콘텐츠도 고객이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해 머무르도록 하는 효과를 낸다. 지난 6일 오픈한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기흥점은 유통업계 최초로 실내 서핑숍이 들어섰다. 매출 증대보다는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해 고객이 머무는 시간 자체를 늘리려는 시도다. 현대백화점도 지난달 천호점을 리뉴얼 오픈하며 실제 게임 체험이 가능한 '플레이스테이션 라운지'를 마련했다.
 
다른 형태의 매장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매장도 고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려는 시도 중 하나다. 이마트가 30개월 만에 선보인 새 매장 '의왕점'은 삐에로쑈핑, 일렉트로마트 등 전문점이 결합된 매장이다. 또한 이곳도 서적을 중심으로 '컬처라운지'가 조성돼 고객 체류를 강화했다. 롯데가 슈퍼와 H&B 스토어를 함께 모은 '롯데슈퍼 with 롭스' 매장도 속도를 내고 있다.
 
슈퍼마켓부터 창고형 할인점을 아우르는 하이브리드형 매장 '홈플러스 스페셜'는 주목할만한 성과도 내고 있다. 지난 20일 오픈한 시흥점을 제외하고 열다섯 곳의 평균 매출은 전년 대비 40% 이상, 객단가는 30% 늘었다. 누적 결제 고객도 약 580만명을 기록했다.
 
이 밖에도 유통업계는 출점이 둔화된 상황에서 새 매장을 지역 맞춤형 매장으로 구성하는 등 고객 발걸음을 끌기 위한 노력에 분주하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통 트렌드는 고객의 체류시간을 늘리는 것"이라며 "체험형 매장 등은 오프라인에서만 가질 수 있는 콘텐츠이자 생존 전략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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