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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J노믹스 명암-혁신성장①)규제 장벽 낮추고 제2의 벤처붐 '물꼬'
민관 합심해 역량 집중…신규 벤처투자액 '사상 최대' 성과
2018-12-28 06:00:00 2018-12-28 06:00:00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소득주도성장·공정경제와 더불어 문재인정부 경제정책의 3축을 이루는 것은 '혁신성장'이다. 올 한 해 혁신성장은 1기 경제팀이 역량을 집중한 덕에 생태계 기반을 조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혁신성장을 발목잡는 규제 장벽이 낮아지고, 벤처투자 활성화가 이뤄지는 등 혁신을 통한 성장 기틀을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는 평이다. 다만 정부 정책이 인위적 지원 방안에 머무르면서 청사진은 내놓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정부는 올 초부터 혁신성장에 정책 역량을 집중, 핵심 선도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했다. 지난 1월에는 민관합동으로 '혁신성장 지원단'을 구성하고, 기재부·과기정통부·산업부·국토부 등은 진행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월별 차관급 회의도 매월 개최했다. 특히 6월에는 '혁신성장본부'라는 대규모 조직이 출범하면서 이재웅 쏘카 대표를 민간본부장으로 위촉하는 등 민간과 머리를 맞댔다.
 
정부의 혁신성장 정책을 되돌아보면 전방위적 개선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실제 과학기술 혁신에서는 2분기 분야별 빅데이터 전문센터 3곳이 선정됐고, 7월 금융권 빅데이터 분석시스템이 구축됐다. 금융분야에서는 1월 코스닥 중심 자본시장 혁신방안이 발표되면서 코스닥 시장 활성화가 이뤄졌고, 상반기 기술금융평가시스템 개편 등 금융혁신 3종 세트를 추진됐다. 사회·문화 혁신은 상반기에 콘텐츠 산업 진흥 기본계획이 마련됐고, 하반기에는 교육용 오픈마켓이 구축됐다. 중소기업 혁신도 2월 중소·벤처기업의 협업 활성화 대책 등이 발표됐다.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을 가속화하기 위해 1월 혁신모험펀드가 만들어지고, 창업실패자 재기지원 방안 등이 마련됐다. 또 인·허가 장기화 등 행정절차 지연으로 애로를 겪고 있는 투자 프로젝트를 실행했으며, 미래차 등 8대 선도사업에 인프라·공공수요 확대 등을 지원했다.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공유경제·관광·의료 등 서비스산업 활성화 방안도 마련했다.
 
특히 혁신성장을 발목잡는 낡은 규제들을 걷어낸 규제 혁신은 혁신성장의 생태계 조성에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다. 정부는 올 들어 무인·O2O 환전 등 핀테크 기반 비대면 환전을 허용하는 외국환거래법령을 정비하고, 소규모 주류 제조자 영업허가 취득 의무 요건을 삭제한 주세법령을 손질했다. 또 행정입법 및 그림자 규제 정비계획을 1분기에 마련했으며,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규제 샌드박스 입법 등을 추진했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올해 혁신성장은 10조원 상당의 혁신모험펀드가 조성되고, 9월 기준 신설법인이 77000개 생겼다. 이대로라면 올해 처음으로 신설법인이 10만건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또 신규 벤처 투자액은 25000억원, 벤처 투자액회수는 18000억원에 달하면서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혁신성장 생태계가 일정 부분 조성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1기 경제팀의 수장이던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혁신성장을 아젠다화해서 혁신성장의 불씨를 살릴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혁신성장의 핵심 과제라 할 수 있는 창업에 대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나름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바통을 넘겨 받은 홍남기 부총리도 "혁신성장의 토대가 마련됐고, 일정 부분 가시적 성과도 도출됐다"고 평했다.
 
다만 정부의 혁신성장 정책 대다수기 일방적 지원이거나 향후 계획 수준에 머무르면서 지속적인 장기대책은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교수는 "혁신성장과 관련해 현재 정부의 명확한 그림이 보이지 않아 아쉽다"고 평가했다. 앞서 김동연 전 부총리 역시 "혁신성장도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며 "시장과 민간에서 동기부여가 되면서 자생적으로 나와야 하는데, 정부가 어떻게 생태계를 만들어주고 일관된 정책으로 뒷받침 해주느냐에 따라 크게 좌우되므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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