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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현 부원장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지침 일찍 만들었어야"
국회서 '대한항공 정상화를 위한 국민연금 역할은 무엇인가' 토론회 개최
2019-01-16 18:02:10 2019-01-16 18:02:10
[뉴스토마토 이아경 기자]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의 방침, 메뉴얼이 있었다면 한진사태는 이미 한달, 더 짧은 시간에 해결했을거다. 이것을 만들지 못한 우리는 반성할 필요가 있다."
 
원종현 국민연금연구원 부원장은 16일 국회서 열린 '대한항공 정상화를 위한 국민연금 역할은 무엇인가' 토론에서 "구체적인 행동지침 등을 명확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원 부원장은 "대한항공과 한진칼의 사회적 물의와 배임, 횡령 등이 발생한 지 오래됐지만 여전히 공전"이라며 "사안이 생길 때마다 사후적으로 국민연금의 행동을 촉구하기보단 정해진 체계에 따라 움직여야 하고, 이렇게 될 때 국민연금의 중립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원 부원장은 실정법에 의한 처벌을 건너뛰고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경계했다. 그는 "대한항공 이사진의 행위는 국내법 기준으로도 위법 사항이고, 이 자체로 처벌받아야 할 사항"이라며 "기존의 법적 체계나 규제, 이를 뒷받침하는 지침을 먼저 적용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대한항공 정상화를 위한 국민연금의 역할은 무엇인가?' 토론회에서 좌장을 맡은 김진방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비롯한 사주 일가는 밀수, 관세포탈, 재산 국외 도피와 계열사 부당지원, 직원에 대한 폭언 및 폭행, 횡령, 배임 등이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는 적극적인 운용의지와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를 얼마나 착실하게 수행하느냐의 문제"라며 "이런 점에서 보면 현재 국민연금에서 마련하고 있는 기준을 확보한 후, 이에 맞는 준칙주의적 행동이 신뢰를 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론회에서는 오는 3월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바른미래당 채의배 의원은 문재인 정부 들어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됐지만 국민연금은 여전히 주주권 행사에 소극적이라고 지적하고, 지배구조개선 펀드의 지원군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대한항공은 사주 일가의 갑질, 밀수 등 불법행위가 주가에도 영향을 미쳐 연기금에 손실을 입히고 있다며 국민연금은 상법에 따라 이사 해임 청구가 가능하고 주주대표 소송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을 맡고 있는 김남근 변호사는 "대한항공과 한진칼의 이사들은 오너 일가의 위법행위와 기업가치 훼손에도 불구하고 이사회 조차 열지 않았다"며 "이번 대한항공 주총에서 국민연금은 조양호 이사와 이를 견제하지 못한 사외이사에 대한 재선임에 반대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 정의당 윤소하 의원,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과 경실련,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사회는 인하대학교 김진방 교수, 발제는 민변·참여연대의 김남근 변호사가 맡았다. 서울대학교 박상인 교수, 서스틴베스트 류영재 대표, 경제개혁연대 노종화 변호사, 국민연금연구원 원종현 부원장, 보건복지부 조우경 서기관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이아경 기자 ak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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