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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먼 워라밸)'과로사회 탈출' 첫 발…노동현안은 '뇌관'
주52시간 첫해 1.3시간 줄어…그래도 OECD 3위, 노·사·정 머리 맞대야
2019-01-21 20:00:00 2019-01-21 20:00:00
지난해 '주52시간 근로제' 도입으로 주당 평균 근로시간이 전년대비 1.3시간 줄어든 41.5시간으로 나타났지만, 탄력근로제·최저임금·생산성향상의 고리를 잘 풀어야 이른바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 사회를 앞당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취업준비생들이 한 일자리박람회에 참석해 이력서와 참가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지난해 '주52시간 근로제' 도입으로 주당 평균 근로시간이 전년대비 1.3시간 줄어든 41.5시간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21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2018년 취업자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1년 전보다 1.3시간 줄어든 41.5시간이다. 2002년 처음으로 50시간(49.8시간) 이하로 떨어진 뒤 조금씩 줄었지만 작년에 비로소 40시간에 가장 근접했다. 분기별로는 근로시간 단축 제도가 본격 시행된 작년 3분기부터 월 평균근로시간이 크게 감소했다. 161.6시간으로 1년 전인 2017년 3분기보다 무려 8.9시간(5.2%) 줄었다. 같은 기간 초과근로시간도 10.0시간에서 9.3시간으로 7.0%나 빠졌다
 
근로시간 단축의 현장 안착을 위해 마련했던 처벌 유예기간이 올해 3월까지로 연장되는 등 '초과근로'시간은 여전하다. 실제 노동연구원이 조사한 탄력근로제 활용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년 말까지도 여전히 300인 이상 사업장의 12.3%는 주 52시간을 지키기 어려운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작년 말 근로시간 단축을 적용받고 있는 대·중견기업 317개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24.4%'초과근로자가 아직 남아 있다'고 답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한국의 과잉근로는 심각하다. 한국의 지난해 연간 근로시간은 오는 3월쯤 확정되는데 사상 처음 연간 노동시간이 2000시간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외형적으로는 큰 폭의 개선이 이뤄졌다고 해석할 수 있지만 이는 멕시코(2257시간), 그리스(2018시간)에 이어 OECD 회원국 중 3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안준기 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장시간 근로는 근로자의 건강권과 휴식권을 훼손해 근로자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생산성을 저하시킨다""최근 개정된 근로기준법은 기존에 비해 약 23% 가량의 최대 근로시간을 단축하고 있는데 성공적인 안착도 중요하지만 임금 근로자 뿐 아니라 자영업까지 모든 노동자를 아우르는 근로시간 감소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해관계자 합의를 바탕으로 근로시간 단축이 생산성이나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세밀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논리다.  정부는 일·휴식 양립이 가능한 정책들이 내놓고, 노사는 생산성 향상을 기하면서도 소외되는 근로자가 없도록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이제 시작이라는 얘기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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