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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김광수 농협금융 회장 "고효율 경영체계·신성장동력 강화로 위기 돌파할 것"
"대내외 리스크환경 급변·경제성장률 하향…높은 수준 위기 대응력 필요"
"데이터 기반 금융혁신·글로벌 협력 사업 가시적인 성과 창출 주력"
2019-02-01 08:00:00 2019-02-01 13:49:20
[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작년 저마다 높은 수준의 대출 자산 성장에 힘입어 사상 최고 수준의 실적을 기록한 금융권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 짙어진 대내외 불확실성과 내수 침체 등으로 금융산업 작년과 같은 호실적을 이어가기 힘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리스크 관리와 함께 신성장동력 확보가 금융사의 주요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권 내에서는 우리금융지주 출범으로 5대 금융지주 체제가 구축된 데다 케이뱅크, 카카오뱅크에 이어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앞두고 있어 경쟁이 보다 치열해진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농협금융지주를 이끌고 있는 김광수 회장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작년 4월 농협금융 회장으로 취임한 김 회장의 임기는 2년으로 어느덧 반환점을 앞두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관료 출신으로 4년여 만에 금융권에 복귀해 본격적인 성장기에 돌입한 농협금융을 책임지고 있는 김 회장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에 <뉴스토마토>는 31일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을 만나 올해 금융권을 둘러싼 경영환경에 대한 전망과 경영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대내외 리스크 환경이 급변하고 내수 및 수출 동반 부진에 따른 영향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국내 금융시장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높은 수준의 위기 대응력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이에 농협금융은 고효율 경영체계를 정립하고 미래 신성장동력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금융권을 둘러싼 국내외 경영환경과 경영전략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행정고시 27회로 정통 금융관료 출신인 김 회장은 작년 4월 농협금융 회장으로 선임되며 4년 만에 금융권에 복귀해 어느덧 취임 1년을 앞두고 있다.
 
김 회장은 취임 이후 지금까지 재무적인 실적뿐만 아니라 여러 부문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그는 "디지털과 글로벌, 시너지 등 전 분야에서 고른 성과가 있었으며 신사업 진출에도 괄목할만한 성과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실제 농협금융의 비은행 계열사들은 작년 신사업 진출에 잇따라 성공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아 발행어음 판매를 개시했으며 농협캐피탈은 렌터카사업에 진출하며 신용등급을 높이는 성과를 거뒀다. 또 농협금융은 부동산금융 역량 강화를 위해 작년 NH농협리츠운용도 설립했다.
 
이와 함께 농협금융은 작년 3분기에만 1조771억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지난 2012년 농협의 신경(신용·경제사업) 분리로 농협금융 출범한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작년 연간 순이익 목표인 1조원을 3분기 만에 넘어섰다.
 
김 회장은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에는 손익 목표를 작년보다 50% 높인 1조5000억원으로 설정한 상태다. 그러나 작년과 달리 올해 금융권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김 회장의 경영능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김 회장은 올해 한국 경제의 대내외 리스크 환경이 급변하면서 국내 경제의 하방압력이 심화하고 내수 및 수출 동반 부진에 따른 영향으로 올해 경제성장률 역시 예년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경기 확장에서 둔화로 전환됨에 따라 글로벌 경제 전반에 걸친 하방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지난 2016년부터 내년까지 미국의 금리주기가 조기에 종료될 것으로 예상돼 금리 상승 정점에서 신흥국 경제가 금리충격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또 김 회장은 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가 국내 수출경제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 의존도가 높은 수출구조와 반도체 및 정유화학 쏠림 심화, 제조업 구조조정 등 수출경제의 부진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이 산재해 있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내부적으로는 내수의 축을 이루는 소비와 투자가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민간소비의 경우 실질소득 감소로 인해 소비여력이 약화되고 기업투자 및 건설투자가 급락하면서 내수 경제 상승 복원력이 크게 약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같은 환경변화가 다양한 경로로 국내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국내 금융산업은 외국인 자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자본유출 충격에 취약한 구조인 만큼 신흥국 자본유출시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 즉 증시 및 환율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은행산업의 경우 금리상승 후기 국면에서 잠재부실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 자산건전성 문제가 경영 이슈로 부각될 것"이라며 "건전성 격차에 따른 금융기관간 실적차별화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 회장은 올해 경영전략의 초점을 고효율 경영체계 정립과 미래 신성장동력 강화에 맞췄다.
 
그는 "경기 하락 가능성에 대비해 실행력 높은 리스크 관리 체계를 구축하겠다"라며 "리스크 대시보드(Risk Dash Board)를 이용한 거시적 관점의 리스크지표 분석기능을 고도화하는 등 밀착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그룹 산업분석시스템 통합 등을 통한 적시성 있는 정보를 제공해 계열사와 영업현장에서의 활용도를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 회장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보다 효율적인 자산구조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은행은 저원가성 자금조달 및 우량자산을 확대하고 보험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사업구조의 혁신을 유도할 것"이라며 "증권에서는 선도적인 투자금융(IB) 역량을 활용해 자본시장 플랫폼 플레이어로 도약하는 한편 IB와 더불어 균형 있는 사업추진을 위해 자산관리(WM) 역량을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신탁, 펀드, 방카 등 수수료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신사업을 활용해 수익원을 다변화하는 등 이자이익 중심의 수익구조를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성장동력 강화의 경우 '디지털'과 '글로벌'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데이터 기반의 금융혁신을 주도하기 위해 '농협금융 통합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해 계열사의 정보를 통합하는 종합 분석체계를 구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농협금융의 주요 계열사인 농협은행은 작년 빅데이터 플랫폼인 'NH빅스퀘어' 구축을 완료해 빅데이터 기반 사업을 본격화한 데 이어 현재 활용 영역 확대를 위한 플랫폼 고도화 작업을 추진 중이다.
 
또 김 회장은 "글로벌 사업의 경우 해외 파트너십과 연계해 사업기반을 확충하고 종합적이고 일관된 사업 추진을 위해 '원펌(One-Firm)'형 사업 추진 체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회장은 중국과 베트남, 미얀마 등 핵심 진출국의 합작 또는 협력 사업의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는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농협금융은 중국 공소그룹을 비롯해 베트남 아그리뱅크, 미얀마 투그룹 등을 글로벌 파트너로 두고 있다.
 
김 회장은 "글로벌 환경과 진출 국가별 시장여건을 감안해 합작, 지분투자, 범농협 공동사업 등 다각적이고 최적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내실있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사업 진출 등을 위해 인수·합병(M&A)보다는 금융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와 협업을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 회장은 "M&A도 신사업 진출과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한 주요 수단이지만 현재 진행 중인 사안은 없다"며 "다만 핀테크 R&D센터를 통해 핀테크 기업 등 금융관련 제휴기업에 대한 투자와 협업으로 신기술을 개발하고 신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 사진/농협금융지주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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