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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검찰이 셀프수사하면 공수처 왜 필요하겠나"
"사법개혁, 입법만 기다릴 수 없어…행정부, 스스로 가능한 과제들 이행하라"
2019-02-15 14:47:21 2019-02-15 14:47:21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법 연내 처리를 국회에 재차 요청하면서 검찰이 스스로 비리를 수사하면 공수처가 왜 필요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문 대통령은 15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정보원·검찰·경찰 개혁 전략회의에서 "'공수처 신설' 법안과 '수사권 조정' 법안이 연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대승적으로 임할 것을 간곡히 당부한다"며 "정권이 바뀌더라도 국정원·검찰·경찰의 위상과 소임이 오로지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데 있다는 사실이 달라지지 않도록 입법에 힘을 모아주길 부탁한다"고 주문했다.
 
전략회의 종료에 앞서 문 대통령은 "자꾸 검찰 개혁 방안의 하나로 공수처를 이야기해 검찰이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데 원래 공수처는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최고 권력자들에 대한 특별사정기관이다. 기존 사정기관으로 검·경찰이 있지만, 김영삼·김대중 대통령 시절 아들 사건 등 대통령 친인척 및 주변 비리 등에 대해 제 기능을 못 했기 때문에 공수처 설치가 지난 2002년 고 노무현·이회창 당시 대선 후보 공약이 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첫 번째 대상으로 대통령·대통령의 친인척 특수 관계자·청와대 권력자들이 포함되고 이후 자연히 권력이 있는 국회의원, 판·검사도 들어갔다. 검찰을 대상에 포함할 경우 사실 검사 잘못에 대해서 검사 스스로 수사하지 않는 이상 바로잡을 방법이 없었는데 검사 잘못에 대해서 바로잡고 문책할 방법으로 (공수처가) 주목받은 것이다. 선후는 그렇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젠가 검·경찰이 사정기관으로서 대통령·대통령의 아들도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성역 없이 수사하며 임무를 다한다면 그때는 공수처라는 특별한 사정기관이 필요 없을 수도 있다"며 "검찰이 스스로 검사 비리에 대해 직접 수사하거나 경찰이 검찰 잘못에 대해서 수사할 수 있으면 공수처라는 기관이 왜 필요하겠나. 그런 측면에서 접근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권력기관 개혁도 이제 제도화로 마무리 짓고자 한다. 정권의 선의에만 맡기지 않도록 공수처법 등 입법을 위한 국회의 협조를 당부한다"고 강조했고 여당 원내지도부와 오찬 자리에서도 다시 한번 공수처법 처리를 당부했었다. 현재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에서 공수처법을 논의 중이나 여전히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2011년 11월 출간한 '문재인·김인회의 검찰을 생각한다'에서 공수처 신설을 주장했고 18대 대선 후보자였던 2012년 12월 공수처를 신설해 고위 공직자의 권력형 비리사건을 수사하고, 검사 비리에 대해서도 수사와 기소가 이뤄져야 한다는 내용의 공약을 발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공수처법 외에도 "사법개혁도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국민을 지켜주는 최후의 울타리로서 국민들의 관심이 높은데 진지하게 논의를 진행해 주시기 바란다"며 "입법 과정만 기다릴 수는 없다. 행정부 스스로 실현할 수 있는 과제들은 앞으로 지속적이고 일관되게 이행해주실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국가정보원·검찰·경찰 개혁 전략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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