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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시대 개막)통신망·ICT기기로 건강정보·병원시스템 연동
④헬스케어…5G, 대용량 건강 데이터 통로 역할
2019-04-05 06:00:00 2019-04-05 06:00:00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헬스케어는 고령화 사회의 대표적 유망 산업으로 꼽힌다. 기존 의료기관과 제약사뿐만 아니라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도 각종 사물인터넷(IoT) 기기와 서비스를 내세워 헬스케어 시장 공략에 나섰다. 5세대(5G) 통신은 이러한 ICT를 활용한 헬스케어 산업의 기폭제 역할을 할 전망이다.
 
헬스케어 산업은 개인의 건강 관련 정보를 취합하고 분석해 그 결과를 토대로 건강을 관리하고 질병을 예방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ICT 기업들은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 스마트밴드 등 몸에 지니는 기기들을 통해 걷거나 뛴 거리, 심박수, 수면시간 등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했다. 이러한 개인 건강 관련 데이터를 병원의 시스템과 연계해 좀 더 정밀한 건강관리를 가능하게 하는 서비스들도 나왔다. 
 
5G는 각 기기들로부터 나오는 대용량의 건강관련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오갈 수 있는 경로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는다. LTE(롱텀에볼루션)보다 약 20배 빠르고 한 번에 100배 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5G를 통해 혈당·혈압·운동량·체질변화 등 일상의 건강정보를 더 다각적으로 모니터할 수 있다. 병원은 더 다양한 데이터를 빠르게 수집해 분석할 수 있고 사용자는 자신의 건강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ICT 기업과 의료기관이 협력해 건강관리 서비스를 만드는 사례도 늘고 있다. KT와 국립암센터는 빅데이터 기반의 정밀의료 시스템을 도입했다. 빅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유전체·진료정보·생활습관 등을 분석해 개인에게 맞는 진단과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다. 
 
 
애플·구글·아마존 등 글로벌 ICT 기업들은 헬스케어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이폰·애플워치 등 스마트 기기와 자체 운영체제(iOS)까지 갖춘 애플은 각 기기로부터 나오는 데이터를 측정하고 통합관리하는 헬스케어 서비스를 선보였다. 아마존은 올해 초 JP모건체이스와 헬스케어 회사를 설립했다. 
 
건강관리 서비스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 원격의료다.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지역 환자의 상태를 대형병원 의사가 ICT 기기와 고화질 영상을 통해 자세히 파악해 진료나 처치 방법을 알려주는 방식이다. 일본 총무성은 지난 2017년 도서 지역의 진료소와 의과대학을 연결하는 일부 회선에 5G를 도입해 4K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시연을 한 바 있다. 미국·일본·영국·독일 등 주요 선진국들은 원격의료를 허용하고 있다. ICT 기업들이 5G나 LTE 등 통신망을 통해 헬스케어 사업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있다.
 
다만 한국의 경우 규제의 벽이 존재한다. 현재 원격으로 진료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 됐지만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국가 규제가 존재하다보니 국내 ICT 기업들도 헬스케어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못하고 있다. 의료계는 원격진료 후 약물 부작용 등으로 인해 재진료가 필요한 경우 신속한 대처가 어렵고 환자의 특수성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지난 2월 손목시계형 심전도 장치를 활용한 심장 관리 서비스가 정부로부터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 지정을 받으며 변화의 조짐도 보였다. 하지만 정부는 원격의료를 허용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번 서비스가 원격진료를 본격화하는 것은 아니다"며 "원격진료는 부처간 논의가 상당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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