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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리브라 네트워크' 설립…암호화폐 결제사업 가시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수익다각화 모색…국내 암호화폐시장 파급력 기대감
2019-05-20 17:09:53 2019-05-20 17:09:53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페이스북이 암호화폐 관련 전문기업을 설립함에 따라 오는 3분기 발행 계획이 알려진 암호화폐와 이를 통한 결제 시스템 도입이 가시화됐다. 전 세계 23억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페이스북이 암호화폐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면서 국내외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업계에 미칠 파급력도 상당할 전망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최근 스위스 제네바에 암호화폐 결제와 투자, 블록체인 기반 신원증명 등을 개발하는 기술기업 '리브라 네트워크(Libra Networks)' 법인 등록을 마쳤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6월 미국 특허청에 ‘리브라’ 상표권을 등록하고 전자결제 서비스기업인 페이팔의 데이비드 마커스 전 최고경영자(CEO) 등을 영입, 암호화폐 서비스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최근 블룸버그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도 페이스북이 암호화폐와 연동한 결제 시스템을 개발하며 새로운 수익원 확보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오는 3분기 중으로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해 자사 메신저 '왓츠앱'과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 등에 적용될 암호화폐 결제·송금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스테이블 코인은 법정화폐나 실물자산과 연동해서 가격 변동성을 줄인 암호화폐다.
 
페이스북이 최근 스위스 제네바에 암호화폐 전문기업 '리브라 네트워크'를 설립했다. 사진/뉴시스
 
현재 페이스북의 매출 대부분은 광고 수익에서 나온다. 지난해 4분기 매출 169억1400만달러 중 광고 매출은 166억4000만달러로, 전체 98% 비중을 차지했다. 이에 새로운 수익원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페이스북은 최근까지 잇따라 불거진 개인정보 유출사고도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로 곤혹을 치른 페이스북은 지난달 사용자 아이디와 비밀번호, 댓글 등의 데이터가 아마존 클라우드 서버에 노출되는 사고가 반복됐다. 이에 결제 시스템 구축을 위한 신원증명과 블록체인 기술이 개인정보 이슈를 해결하는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지난 2월 마크 주커버스 페이스북 CEO는 페이스북 로그인과 데이터 공유 시스템에 블록체인 기술 적용을 고심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페이스북의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시장 진출은 업계 신뢰도를 높이고 서비스 상용화를 앞당기는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특히 스테이블 코인을 통한 결제 서비스는 국내에서도 암호화폐가 주요한 결제수단으로 자리 잡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 카카오와 네이버 등 주요 IT 기업들의 플랫폼 사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자회사 그라운드X를 통해 다음달 27일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의 메인넷을 공개한다. 글로벌 파트너사들과 함께 블록체인 생태계를 확보해 관련 서비스들을 출시할 계획이지만, 아직 카카오톡과 연계한 암호화폐 지갑 탑재나 거래소 상장은 결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네이버는 암호화폐 시장 진출에 보다 적극적이지만, 일본 자회사 라인을 통해 해외 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 라인은 지난해 8월 암호화폐 '링크'를 발행했고, 싱가포르에 거래소 '비트박스'를 설립한 데 이어 일본 내 거래소 인가를 추진 중이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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