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시중은행 영업점이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인터넷·모바일을 통한 비대면 금융거래가 일상화됨에 따라 인근 영업점포 간 통폐합을 추진하는 동시에 무인점포나 예약제 점포를 비롯해 카페·마트 등을 활용한 특화점포를 확대·운영하는 모습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지난 14일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강원영업부에 은행과 편의형 마트가 결합된 특화점포인 ‘하나로미니 인 브랜치’를 열었다. ‘하나로미니 인 브랜치’는 단순 금융서비스 뿐만 아니라 편의형 마트를 통해 지역 특산품과 로컬푸드 등의 신선식품을 구매할 수 있는 상권밀착형 금융서비스 점포다.

 

이를 통해 범농협 조직 간 시너지 창출과 농가 소득 증대를 도모한다는 복안이다. 점포는 은행지점 운영시간과 달리 오전 8시30분부터 19시까지 운영되며, 농협은행은 ‘하나로미니 인 브랜치’와 같은 특화점포를 지속적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국민은행 또한 새로운 형태의 특화점포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 28일 국민은행은 ‘유니버설 허브 지점’으로 불리는 서초동종합금융센터를 개점했다. 서초동종합금융센터는 국민은행이 새롭게 도입한 ‘PG 2.0(고도화된 파트너십그룹 영업체계)’의 첫 번째 영업채널로, 고객은 카페형 대기공간부터 자산관리와 세무, 부동산 등의 전문적인 금융상담까지 한 곳에서 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국민은행은 서울 교대역 인근에 무인점포인 '디지털셀프점'과 금융권 최초로 정보기술(IT) 전문 인력으로만 운영되는 '인사이트' 지점도 운영하고 있다.

 

영업점 이용 행태에도 변화가 보인다. 신한은행은 이달부터 시범 운영 중이던 ‘굿 타임(Good Time) 영업점 방문예약 서비스’를 전국 단위로 확대해 238개 영업점에서 운영한다. ‘영업점 방문예약 서비스’는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방문을 예약해서 편리하게 상담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신한은행은 또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과 거래패턴에 맞춰 업무시간을 유연하게 적용하는 ‘굿 타임 뱅크(Good Time Bank)’ 서비스도 전국 10개 내외 영업점으로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점을 방문한 고객이 대기표를 발권하면서 원하는 업무를 선택하면 신한 쏠(SOL) 앱을 통해 예상 대기시간을 알려주는 ‘대기 알림 프로세스’도 내달 중 선보일 계획이다.

한편 영업점포 자체는 축소되고 있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등 15개 시중은행의 국내 지점과 출장소를 포함한 영업점은 모두 6653개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동기의 6689개 보다 0.54%(36개) 축소된 규모다. 인터넷과 모바일을 이용한 비대면 금융 채널 활성화로 오프라인 영업창구를 이용하는 고객이 줄어든 데 따른 결과다.

 

여기에 신한은행은 내달 30일 일산가좌·용산파크타워점 등 4개 출장소를 통폐합할 예정이며, KEB하나은행 또한 오는 12월2일 강남PB센터·디큐브시티·발산역점포를 통폐합하기로 했다. 이밖에 SC제일은행은 오는 25일 강남역지점을 통합하는 한편 내달 2일 명동지점과 명동역지점도 통폐합할 계획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인근 영업점 통폐합을 통해 보다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차원”이라며 “더 편리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모바일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는 동시에 탄력 점포나 복합점포 등을 개설해 어르신이나 금융소외계층 등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