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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영화 시장 주도한 3대 키워드…탈공식·20대·키즈패밀리
CJ CGV 리서치센터 선정…시장 분석 동향
2019-12-11 10:38:30 2019-12-11 10:41:41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2’가 지난 7일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올해 다섯 번째 1000만 영화로 등극했다. ‘극한직업’(2월), ‘어벤져스: 엔드게임’(4월), ‘알라딘’(5월), ‘기생충’(6월)에 이어 하반기 첫 번째이자 마지막 대미를 장식한 1000만 영화로 이름을 올렸다.
 
2019년 영화시장, ()공식에 따른 성·비수기 경계 붕괴
 
CGV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19년 영화시장은 상하반기가 극명하게 반대 양상을 보였던 드라마틱한 한 해였다.
 
상반기는극한직업부터기생충까지 연이은 흥행작들로 전년대비 13% 이상 전국 관람객이 성장했다. 특별관 N차 관람, 중장년층 관객 확대 영향으로 상반기에만 1000만 영화가 네 편이나 나왔다. 이로 인해 CGV 관객 기준으로 신규 고객이 약 24%, 라이트 관객( 5회 이하 극장 방문 관객)이 약 23% 증가했다. 이는 영화시장 저변이 대폭 확대됐단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올 한해 전체 누적 관객수가 24000만명에 이를 것이란 기대감까지 흘러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하반기 전통적인 성수기에 들어서며 이런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여름방학 성수기가 흔들리고 9월 시장 역시 부진이 지속되었다. 지난 8월 전국 관람객은 전년 대비 82% 수준인 약 2500만명으로, 8월 관람객 수로는 201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추석 기간 일 평균 관람객 역시 128만명에 머물며 지난해 대비 3% 이상 감소했다. 다행히 11겨울왕국2’ 흥행과 연말 한국 영화 대작들 영향으로, 2013년 연간 관람객 첫 2억 명 돌파 이후 깨지지 않았던 22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시장 상황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특징은 바로 전통적인 시장 지형 변화다. 비수기 개봉 영화가 크게 성공하고, 반면 성수기 대작들이 기대에 못 미치며 성·비수기 경계가 모호해지는 탈()공식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특히 여름방학 성수기, 추석 등 성수기 시즌에 개봉한 한국 대작 영화들이 고객의 선택을 못 받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대신 흔히 보릿고개라 불리던 6월과 11월에 관람객이 전년 대비 각각 51%, 8%를 성장하며 비수기의 개념을 흔들었다. 최근 5년간 월별 전국 관람객 평균 기준으로 살펴볼 때 6월은 1500만명 수준으로 연간 4번째로 관객이 적은 달이었는데, 올해는 2300만 관객을 모았다. 올해 월별 2번째로 관객이 많은 달이 된 것이다. 11월 또한 연간 3번째로 적은 달이었는데, 올해는 5번째로 관객이 많은 달이 됐다.
 
20대 관객, 급변하는 시장 속에서 더 중요해진 세대로 부각 
 
지난 5년간 전국 관객 규모로만 보면, 연간 2억 명이 넘는 전국 관객과 매년 등장하는 1000만 영화로 시장에 큰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올 한해만 들여다봐도 주당 10편 안팎 개봉작과 58%까지 치솟는 개봉 첫 주말 누적 관람객 비중으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CGV 리서치센터는 이렇게 급변하는 영화 시장 상황에서 최종 관람객과 가장 상관관계가 높은 것은 20대의 관람 의향이라 손꼽으며, 20대가 리딩하는 관람 형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말했다. CGV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대 관객은 콘텐츠를 조기 수용하고 가치 소비 관람 패턴을 보이며, 또래 집단과 경험을 공유하고, 이를 통해 이슈를 재생산 해내는 층이다. ,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따르며 정보를 얻는팔로인’(Follow+)이자, 실감나는 경험을 추구하는실감세대인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시로 영화알라딘을 들 수 있다. ‘알라딘은 개봉 첫날 관람객이 73000명에 불과했다. 1000만 영화 중 개봉일 성적이 10만 명 미만인 것은알라딘이 유일하다. 그러다 20대 관객 중심으로 입소문이 강하게 퍼지면서 전 연령대로 확산되었을 뿐 아니라, 4DX N차 관람을 주도하면서 1000만 관객 돌파 원동력이 됐다.
 
참고로 2019 CGV 영화소비행태 조사(2019 1월 진행, 표본수 1100) 기준, 2024 세대는 개봉 당일 또는 개봉 직후 관람 비중이 34.8%를 차지하고, 2529세대는 영화 관람 후 22%가 관람평을 남겨 모두 전 연령대 대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한 CGV 회원 기준 재관람 비중이 20대의 경우 32.8%로 다른 연령대 대비 가장 높고, 특별관은 4 DX의 경우 20대 관람객이 작년 대비 올해 34.6%(CGV 기준 20181~11월 대비 2019년 동기간 티켓수 비교)나 증가했다.
 
 
◆ 키즈패밀리 주목, 아이들이 관람 영화를 주도한다
 
CGV 리서치센터는 아이를 동반한 3549 세대 키즈패밀리에 집중했다. CGV 회원 티켓수 기준으로 올해 3549 세대 관람 인구 비중은 과거 대비 줄었으나, 인구수 대비 티켓 수는 오히려 늘었다. 자녀 발권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올해 11월 기준 3549 세대 발권 중 27%가 자녀 발권으로, 2017년 대비 3%P 늘어났다. 청소년 발권 비중도 동기간 1.4%P 높아져 17.5%를 기록했다.
 
CGV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아이가 스스로 동영상 프로그램을 선택해 시청하기 시작하는 나이가 만 3세 이하가 상당수라 한다. 지난 8월에 개봉한안녕, 티라노의 경우, CGV 관객 기준 19세 이하 관람 비중이 51%, 자녀의 관람 결정 비율이 68%를 넘었다. 아이들이 영화 소비의 주최가 된 것이다. 특히겨울왕국 2’는 아이들이 관람을 주도한 끝판왕이었다. 아이들 사이에서는 누가 먼저 영화를 관람했는가가 화두였고, ‘4DX 타러 간다는 신조어가 탄생하기도 했다.
 
극장가에는 주인공엘사안나드레스를 입고 영화를 관람하는 어린 관객이 넘쳤고, 극장 매점과 영화 굿즈를 판매하는 씨네샵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오영준 CGV 리서치센터 부장은최근 3년간 500만 이상 관객이 든 작품을 보면 부모와 동반해 영화를 관람하는 키즈패밀리 비중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심지어 주말 사전 예매는 40대 관객이 가장 높다부모와 아이의 영화관 경험은 미래의 영화 시장을 위해 필수적인 만큼, 키즈패밀리, 특히 아이들 대상으로 보다 많은 관심을 집중해야 할 때이다고 말했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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