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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혁명 시대)③'바퀴 달린 스마트폰' 전기차에 진심인 기업들

완성차 업체의 '소프트웨어 전쟁'

2023-06-15 06:00

조회수 : 6,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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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차량용 소프트웨어(SW)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글로벌 완성차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은 기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 중입니다. 무선 업데이트(OTA)와 자율주행 기술이 확대하면서 소프트웨어 역량 확보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인데요. 이에 완성차 업체들은 자체 운영 체제(OS)를 직접 개발하고 소프트웨어 사업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습니다.
 
실제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은 지난 1월 신년회에서 "우리는 자동차 제조회사지만 어떻게 보면 전자회사보다 더 치밀해지고 꼼꼼해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의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개념도.(사진=현대차그룹)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모든 차를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DV)로 전환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되는 모든 차종에는 OTA를 기본적으로 적용할 예정입니다.
 
단순히 자동차 성능을 높이는 차원이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 해주는 방식으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것인데요.
 
앞서 현대차그룹은 2015년부터 엔비디아와 커넥티드카 기술을 양산차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해 왔습니다. 이후 2020년 출시된 제네시스 GV80과 G80은 엔비디아 드라이브를 적용한 '커넥티드카 운용 체제(ccOS)'가 탑재됐습니다. 앞으로는 모든 차종에 이 운영 체제를 도입해 '고급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즐길 수 있게 됩니다.
 
자체 OS는 계기판, 헤드업디스플레이(HUD),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을 아우르는 콕핏 시스템뿐만 아니라 차량 전반에 걸쳐 적용됩니. OS로 인포테인먼트 관련 전장 부품을 넘어 차량 내 모든 전자제어장치(ECU)를 통합하고 이를 제어하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목표입니다.
 
현대차그룹은 자체 개발한 ccOS를 앞세워 구독형 서비스를 최근 내놨는데요. 기아(000270) EV9을 공개하면서 고객의 필요에 따라 소프트웨어 기능을 선택해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최초로 탑재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국내에 글로벌 소프트웨어 센터를 설립해 목표를 구체화한다는 방침입니다. 방대한 모빌리티 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고객의 의도를 파악하고 명령의 맥락을 이해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를 개발할 예정입니다.
 
기아 EV 언플러그드 그라운드에서 고객이 '기아 커넥트 스토어'를 체험하고 있습니다.(사진=현대차그룹)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 1위를 유지하는 데는 '오토파일럿' 자율 주행 기술과 인포테인먼트 등 소프트웨어의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자율주행·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미래차에서 소프트웨어 역할이 더욱 커진다"고 설명했습니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도 소프트웨어 기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폭스바겐은 자체 차량 소프트웨어 'VW.OS'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폭스바겐은 자체 자동차 소프트웨어 개발 비율을 현재 10%에서 2030년 60%까지 끌어올릴 방침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토요타 역시 각각 자체 OS인 'MB.OS', '아린(Arene)'을 개발하고 있죠.
 
혼다는 지난해 초 자율주행 자동차 분야 인공지능 SW 개발 기업 '헴닷에이아이(Helm.ai)'에 투자했습니다. 혼다는 영상 인식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해 자율주행 자동차 등 분야에 적용할 계획입니다. 또 혼다는 소니와 손잡고 전기차 개발에 나섰습니다.
 
이 같은 흐름은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추세로도 나타나는데요.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IHS마킷과 맥킨지에 따르면 2019년 310억달러 수준에 불과했던 자동차 소프트웨어 시장은 2025년 600억달러, 2030년에는 83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 모빌리티 산업이 급부상하면서 반도체 기업은 물론 빅테크 기업들도 뛰어들고 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QE.(사진=메르세데스-벤츠)
 
삼성전자(005930)는 지난 7일 현대차에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를 담당하는 시스템반도체 '엑시노스' 제품을 공급한다고 밝혔습니다. 폭발적으로 성장할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영토를 넓히려는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입니다. 
 
미래 모빌리티 기술 구조가 고도화되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더 많고 질 좋은 반도체를 필요로 하기 때문인데요. 기존 내연기관차의 핵심 부품은 엔진으로 반도체 칩이 200~300개밖에 필요하지 않습니다. 반면  자율주행차 2000개 정도가 들어갑니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전기차 보급과 함께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 삼성전자로서도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입장이죠.
 
또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한 구글과 애플의 차량 OS인 ‘안드로이드 오토’와 카플레이외 아마존도 자체 음성인식 인공지능(AI) 비서 알렉사를 아우디와 BMW, 토요타 차량에 탑재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SDV 열풍을 과거 휴대전화 시장에 비유하기도 하는데요. 과거 휴대전화 시장을 주름잡았지만 역사 속으로 사라진 노키아의 예를 들며 "결국 소프트웨어 역량이 향후 자동차 산업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장대석 한국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완성차 그룹별 차량 특징에 기반한 OS 구조화와 브랜드 차별성 확보가 용이하다"며 "스마트폰 전환기에 IT 기업의 OS 전략과 결과를 학습한 완성차 업체들은 통합형 OS 개발을 통한 소프트웨어 생태계 확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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