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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30%만 바라보는 언어

2023-12-2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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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국회 입구에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관련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여의도의 (국회의원)300명이 쓰는 고유의 화법이 있다면 그건 '여의도 사투리'일 것이다. 저는 5000만명 국민이 사용하는 언어를 쓰겠다"
 
지난달 21일 한국어 평가를 위한 컴퓨터 기반 평가(CBT) 대전센터 개소식에 참석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말입니다. 
 
당시 일부 지지자들은 '한동훈 파이팅' 피켓을 들고 이름을 연호했고, 한 장관은 시민들과 함께 사진 촬영을 하기도 했습니다. 선거 유세 현장을 떠올리게 한 장면이었습니다. 
 
법무부 장관 신분으로 연달아 지역을 방문하면서 총선 출마 여부가 관심을 끌었고 일각에서는 사전 선거 운동이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하지만 한 장관은 총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저는 제 일을 최선을 다해서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출마에 선을 그었습니다. 정치 행보라는 지적에는 "전임 장관들에 비해 제가 현장을 방문하는 횟수는 적을 것"이라며 기존에 그래왔던 것처럼 '전 정부 탓'을 하는 본질에서 벗어난 답을 내놨습니다.
 
한 달여가 흘러 한 장관은 집권 여당의 총선을 이끌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스스로도 "세상 모든 길은 처음에는 다 길이 아니었다. 많은 사람이 같이 가면 길이 되는 것"이라며 사실상 수용 의사를 나타냈습니다.
 
그런데 국회의원 300명이 사용하는 '여의도 사투리'가 아닌 5000만 국민이 사용하는 언어를 쓰겠다는 한 장관은 자신의 발언에 책임을 지고 있을까요. 
 
<YTN>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신뢰수준 ±3%포인트, 표본오차 95%)에 따르면 김건희 여사 특검 법안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58%가 적절하다고 답했고 31%가 적절치 않다고 했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반대하는 여론이 윤 대통령의 지지율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겁니다. 국민의 언어를 쓰겠다는 한 장관은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민주당이 원하는 선전·선동을 하기 좋게 시점을 특정해서 만들어진 악법"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주가조작 의혹이라는 본질은 외면했고, 차기 비대위원장으로 제1당을 선전·선동하는 정당으로 폄하한 겁니다. 여기에 '독소조항'이 있다고 밝히며 법무부 장관으로 '수사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했습니다.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는 "몰카 공작"이라며 윤 대통령 부부의 호위무사 역할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이번 총선은 집권 여당이 국민에게 어떤 평가를 받게 되느냐도 중요하지만, 과반 의석을 확보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동력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책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집권 여당이 총선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중도층 확보가 가장 절실할 겁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30%대 지지율 만으로는 과반 의석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한동훈 장관의 화법은 논리와 직설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하지만 '과한 공격 화법'이 비판의 대상이 되는데요. 그런데 과한 공격의 화법이 윤 대통령 지지율인 30%를 기반으로 둔 모습입니다. 
 
5000만 국민이 아닌 지지율 30%를 뒷배로 둔 한 장관의 언어가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지 의문입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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