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장바구니를 채우려다 발길을 돌리는 소비자들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밥상에 오르는 기본 식재료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외식 가격까지 들썩이며 서민들의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요.
2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전날 기준 감자 100g의 평균 소비자가격은 546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490원)보다 11.43% 상승한 수치인데요. 특히 겨울철 저장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고, 봄 감자의 수확 전환기 수급 공백이 발생하면서 가격이 뛰었다는 분석입니다.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 매장 전경. (사진=롯데마트)
과일류도 예외는 아닙니다. 같은 기간 사과는 12.46%, 파인애플은 8% 가까이 가격이 올랐는데요. 사과가 주로 생산되는 경북 북부 지역이 최근 대형 산불로 피해를 보면서 가격 인상이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제철도 아닌 파인애플 가격이 오른 배경엔 수입 물량 감소와 물류비 상승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수산물도 상황이 심각한데요. 국산 고등어 한 손(두 마리)의 소매가격은 현재 평균 6647원으로, 지난해보다 30% 가까이 상승했고, 냉동 오징어 한 마리 가격도 평균 6346원에 달합니다. 생선 가격 급등의 원인으로는 어획량 감소와 국제 원양어업 연료비 상승, 수입물가 불안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생선과 채소뿐이 아닙니다. 곡물 가격도 뛰고 있는데 국내산 쌀은 지난해 풍작에도 불구하고, 유통 마진 상승과 포장 단가 인상 등으로 인해 소비자 가격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죠. 밀, 옥수수, 대두 등 주요 수입 곡물의 국제 가격도 우크라이나 사태와 기후 불안정의 여파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 중입니다.
식자재 가격 상승은 외식 물가에도 영향을 미치는데요. 서울시 물가정보에 따르면 서울에서 김밥 한 줄의 평균 가격은 3월 기준 3600원으로, 한 달 전보다 62원이 상승했는데 이는 연초 대비 3.3%가 오른 수치입니다. 김밥의 경우 상대적으로 저렴한 식사 대안이었지만, 이젠 4000원을 넘는 곳도 적지 않죠. 과거 서민 음식으로 불렸던 짜장면조차 평균 6900원을 넘겼습니다.
물가 상승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기후플레이션’인데요. 이상기후로 인한 작황 부진은 공급 감소로 직결됩니다. 여기에 전 세계적인 물가 불안과 국제 곡물 수급 불균형까지 겹쳐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장바구니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정부는 밥상 물가 안정을 위해 비축 물량 방출, 주요 식재료 관세 인하 등의 대책을 내놨지만, 체감 효과는 미미한 상황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기후·수입 의존도·공공요금 인상 등 구조적 요인이 얽혀 있어 단기간 내 해결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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