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징둥(JD.com)’이 핵심 물류 계열사인 ‘징둥로지스틱스(JD Logistics)’를 통해 한국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국내 이커머스 및 물류 산업 전반에 걸친 판도 변화가 예고되고 있습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징둥로지스틱스는 최근 인천 서구와 경기도 이천시에 각각 첨단 물류센터를 신설하고 시범 운영을 시작했는데요. 이 물류센터들은 현재 서울 및 경기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 배송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내년까지 전국 단위로 물류망을 확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중론입니다.
인천·이천 물류센터 가동…로봇 분류 시스템 도입
징둥닷컴 산하 물류기업 징둥로지스틱스 이천 물류센터. (사진=징동로지스틱스)
징둥로지스틱스가 한국에서 가장 먼저 가동한 거점은 인천 서구와 경기 이천시 일대에 위치한 물류센터인데요. 업계에 따르면 각각 약 1만5000㎡ 규모로 조성된 이 센터는 기존 국내 물류센터들과 달리 AI 기반 자동화 분류 시스템과 무인 로봇 운송 기술이 적용돼 있습니다.
해당 센터는 물류 전담 로봇이 상품을 분류하고, 자동 컨베이어 시스템이 창고 내 이동 동선을 최소화함으로써 효율성과 처리 속도를 극대화한 구조인데요. 업계에선 징둥이 중국 본사의 핵심 기술을 국내에 거의 그대로 이식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쿠팡-징둥, 물류 기술 경쟁 본격화
징둥의 진출은 국내 선도 이커머스 기업인 쿠팡과의 정면 경쟁 구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쿠팡은 이미 전국 단위 자체 물류망과 ‘로켓배송’이라는 초고속 당일/익일 배송 시스템을 구축한 상태죠. 그러나 징둥 역시 중국 내에서 ‘차세대 로지스틱스’로 평가받는 물류 자동화 기술을 바탕으로 배송 속도와 정시성 면에서 쿠팡을 위협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특히 징둥은 자율주행 배송차량, 드론 배송, AI 기반 수요 예측 시스템 등을 중국 내에서 상용화했으며, 한국에도 단계적으로 기술을 도입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업계 관계자는 “징둥은 물류를 ‘비용이 아닌 전략 자산’으로 여기는 기업인 만큼, 기술력 면에서 한국 기업들이 단기간 내 따라잡기 어려운 수준이며, 쿠팡 이외의 중견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실질적인 위협을 느끼기 시작한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다양한 중국 직구 제품을 빠르고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루트가 생긴다는 점은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동안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중국 제품을 직구할 때 배송 기간이 길고, 품질 보장이 어렵다는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죠. 따라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선 한국 내 창고에 일정 수준의 인기 품목 재고를 선입고하는 전략을 펼치는 것이 중요한데요.
국내 이커머스·택배업계 ‘긴장’
환영하는 일부 소비자들과 달리 국내 중소 이커머스 사업자 및 택배업계는 징둥의 본격 진출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자본력, 기술력, 유통망 모두에서 비교가 어려운 중국 대기업의 등장은 시장 점유율 축소와 가격 경쟁 심화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죠.
중소 쇼핑몰 운영자 A 씨는 “단순히 하나의 플랫폼이 들어오는 수준이 아니라 그 플랫폼이 물류부터 유통, IT 기술까지 수직 계열화해 버티고 들어오는 것이라 타격이 매우 클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특히, 징둥이 자사 플랫폼을 통해서만 자사 물류망을 활용하게 될 경우, 기존 국내 물류 위탁 시장의 경쟁력도 훼손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징둥의 한국 진출이 외국 자본의 국내 시장 장악이라는 우려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 공정 거래 질서 유지 및 국내 기업 보호를 위한 대응책 마련이 향후 요구될 가능성이 높은데요. 징둥의 국내 사업 확장 속도, 배송 품질, 소비자 수용성, 정부의 정책 방향, 그리고 기존 기업들의 대응 전략이 한국 이커머스 판도 변화의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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