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킴벌리 1조 넘는 배당금, 최대주주 '현금 인출기' 논란
실적 감소에도 배당성향 100% 유지
국내서 위생용품 팔아 외국계 주주에 '순이익 싹쓸이'
2025-04-29 16:01:31 2025-04-29 17:33:09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위생용품 전문기업 유한킴벌리가 최근 몇 년간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순이익 전액을 배당금으로 쏟아부으며 '현금 인출기'라는 오명을 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내 경기 침체와 고환율, 인구 구조 변화 등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조차, 유한킴벌리는 최대주주인 외국계 기업 킴벌리클라크와 2대 주주 유한양행(000100)에 막대한 현금을 안기고 있어 업계 안팎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유한킴벌리의 순이익은 1596억원으로 전년 대비 6.3% 줄었습니다. 그럼에도 배당금은 1600억원으로, 순이익 대비 배당성향이 100.25%에 달했습니다. 벌어들인 이익을 고스란히 주주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한 것입니다. 이같은 배당 기조는 2023년 1700억원(배당성향 99.82%), 2022년 1440억원(99.68%), 2020년 1400억원(99.74%)으로 꾸준히 이어졌으며, 특히 2021년에는 순이익(1314억원)의 세 배가 넘는 4010억원(305.17%)을 배당하며 도마에 오른 바 있습니다.
 
유한킴벌리 배당금 지급 추이.(그래프=뉴스토마토)
 
결국 지난 5년간 유한킴벌리가 주주에게 지급한 배당금 총액은 1조150억원에 달합니다. 그러나 이와 대조적으로, 유한킴벌리의 자본잉여금은 625억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40억원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사업 재투자나 재무 건전성 확보보다도 배당을 우선하는 운영이 이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이에 대해 유한킴벌리 측은 "대주주 양사의 의결에 따라 배당이 진행된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유한킴벌리는 티슈 브랜드 '크리넥스', '하기스', '좋은느낌' 등을 운영하며 생리대, 기저귀, 화장지, 물티슈 등을 제조해온 국내 대표 생활용품 기업입니다. 하지만 국민의 일상 속에서 팔리는 이 제품들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이 대부분 외국계 대주주에 흘러들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기업이 아니라 현금 창출 수단"이라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실제 유한킴벌리의 최대주주는 헝가리에 본사를 둔 킴벌리클라크(Kimberly-Clark Trading LLC.)로, 지분 70%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30%는 국내 제약사 유한양행(000100)이 갖고 있습니다. 배당금 대부분은 킴벌리클라크가 가져가지만, 유한양행 역시 어부지리로 수혜를 보고 있습니다. 유한양행은 2024년 한 해 동안 연결기준 영업이익 548억원, 순이익 552억원을 기록했는데요. 같은해 유한킴벌리로부터 수취한 배당수익금만 480억원으로 실적 대비 비중이 90%에 가깝습니다.  
 
지난 5년간 수취한 배당금은 킴벌리가 7100억원, 유한양행이 3000억원 수준입니다. 이런 고배당 정책에 업계 시선은 차갑습니다. 장기적인 재무계획보다는 연례적인 '배당 파티'에만 집중하는 모양새란 지적입니다. 단기 수익에만 매몰된 외투기업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브랜드 가치와 기업 신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제훈 유한킴벌리 대표이사는 지난 3월 취임 이후 '고객 중심'과 '지속가능성'을 강조했지만, '주주 중심'이란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입니다. 회사의 내부 유보율이 계속 줄고 있는 상황에서까지 배당성향 100%를 고수하는 행태는, 기업의 미래가 아닌 대주주의 배당 수익만 바라보는 구조적 문제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제훈 유한킴벌리 대표이사.(사진=유한킴벌리)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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