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5월 해외판매 감소…새정부 관세 협상 ‘기대’
현대차 0.9% 감소…대미 수출↓원인
현대차그룹, 작년 대미 수출 177만대
“미 공장, 당장 수출 물량 감당 어려워”
한미, 관세 유예전 ‘줄라이 패키지’ 합의
2025-06-02 17:43:52 2025-06-03 10:58:16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 여파가 현대차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습니다. 현대차의 해외 판매가 두달 연달아 감소세로 접어든 가운데, 기아는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습니다. 트럼프발 관세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현대차는 대통령 선거 이후 새롭게 꾸려질 정부와 미 행정부간 관세 협상에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사진=현대차)
 
현대차는 지난달 해외시장에서 29만2208대를 판매했다고 2일 공시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9만4899대)보다 0.9% 감소한 수치입니다. 반면, 기아는 지난해 22만3817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21만8204대)보다 2.6% 소폭 증가했습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으로 비우호적 경영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했습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해외판매 감소를 관세의 여파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수출이 줄어들게 되면 해외판매도 줄기 때문입니다. 현재 현대차는 울산공장의 전기차 생산 라인을 줄이며 해외판매 감소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현대차의 글로벌 수출에서 절반 이상(57%)을 차지하는 핵심시장으로, 관세 위협은 현대차에 중대한 도전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미국에서 약 177만대의 차량을 판매하며 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유지했습니다. 이 중 미국에서 생산한 차는 63만대, 멕시코에서 만든 물량은 14만대였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4월부터 자동차에 관세 25%를 부과하면서 현대차가 한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연 100만대는 직격탄을 맞게 됐습니다.
 
관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달 준공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생산 물량을 확대하고 있지만, 모든 물량을 현지 생산으로 대체하기는 어렵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HMGMA의 연간 생산량이 30만대에 달하지만, 시범 생산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당장 수출 물량을 감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습니다.
 
증권가에서도 대미 관세 부담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키움증권은 지난달 20일 산업분석에서 “미국으로의 수출 선적을 전면 중단한 것이 아니라면, 미국에 입항한 자동차가 통관되는 과정에서 품목관세 25%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결국 3분기가 아닌 2분기부터 품목관세 영향권에 들어선다”고 분석했습니다.
 
지난달 22일 오후 경기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수출 차량이 세워져 있다. (사진=뉴시스)
 
관세 영향권이 현실화하는 상황에서 현대차는 새정부와 미 행정부간 관세 협상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미국이 한국에 부과한 25% 상호관세(기본관세 10%+국가별 차등적용 관세 15%)와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를 낮추는 것이 한국정부의 협상 목표입니다.
 
한미 양국은 지난 4월 ‘2+2’ 고위급 통상 협의에서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종료 시점인 다음달 8일까지 합의를 도출하자는 ‘줄라이 패키지(July package)’에 합의한 바 있습니다. 만약 다음달 중순까지 한미 정상이 손을 맞잡고 ‘빅딜’을 성사시킬 경우 시한이 조정될 가능성도 제기되는 만큼 현대차로서도 걱정을 덜어낼 수 있게 됩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 학과 교수는 “현대차는 미국 현지에 거액을 투자했고, 현재로서 더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며 “이젠 한미 협상에 따라 관세 부과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새정부에 기대할 수 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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