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그룹, 자본적정성비율 200%대 유일
초과자본 무기로 주주환원·글로벌 동시 공략
2025-11-24 14:19:31 2025-11-24 17:24:59
 
[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DB그룹이 국내 7개 금융복합기업집단(DB·삼성·다우키움·교보·미래에셋·한화·현대차) 중 유일하게 200%대 자본적정성 비율을 기록하며 독보적인 재무건전성을 과시했습니다. 핵심 계열사인 DB손해보험이 1조667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본성증권을 선제적으로 발행한 전략이 재무건전성을 뒷받침한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또한 DB손보는 3분기 초과 확보된 자본력을 바탕으로 주주환원 강화, 해외 보험사 인수를 단행하며 글로벌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어 주목됩니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국내 7개 금융복합기업집단의 자본적정성 비율은 175.2%로 작년 말(174.3%) 대비 0.9%p 상승했습니다. 
 
금융복합기업집단은 자산총액이 5조원 이상이면서 여수신·금융투자·보험 분야 회사를 2개 이상 보유한 기업집단입니다. 자본적정성 비율은 금융기관이 보유한 자본이 위기 상황에서도 손실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핵심 재무건전성 지표입니다. 금융복합기업집단 자본적정성 비율은 실제 손실흡수능력인 '통합자기자본(가용자본)'을 금융복합기업집단 수준의 추가적인 위험을 고려한 최소자본 기준인 '통합필요자본(요구자본)'으로 나눈 것으로, 관련 법에 따른 권고치는 100% 이상입니다.
 
금감원은 “이익잉여금 증가와 보험 계열사 그룹의 자본성 증권 발행 확대가 가용자본을 증가시켰고, 보장성 보험 판매 확대에 따른 장해·질병 위험액 증가 등이 분모인 요구자본을 증가시켜 자본적정성 비율을 견인했다”고 분석했습니다.
 
DB그룹의 자본적정성 비율은 204.2%로 이들 금융복합기업집단 중에서 유일하게 200%를 상회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외 다른 그룹의 자본적정성 비율은 △삼성(189.0%) △다우키움(186.7%) △교보(181.7%) △미래에셋(164.1%) △한화(152.0%) △현대차(147.8%) 순으로 뒤이었습니다.
 
DB그룹은 주력 계열사 중 하나인 DB손해보험의 대규모 자본성증권 발행에 힘입어 자기자본을 압도적으로 늘렸는데요. 이러한 전략적 선택이 우수한 자본적정성 비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자본성증권은 신종자본증권(영구채)과 후순위 채권 등 회계상 기본자본으로 인정되는 채무증권입니다. 국내 금융기관들이 감독당국의 자본규제 강화에 대응해 재무건전성 제고를 목적으로 발행하며,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관리에 활용됩니다.
 
DB손보는 자본적정성이 충분한 상황에서도 올해 1조6670억원이란 대규모로 자본성증권을 발행했습니다.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8000억원이 넘는 자본을 조달했으며, 하반기에는 보험업계 최초로 8670억원 규모의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업계의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올 3분기 손해율 악화와 고정 비용 증가로 인한 실적 부진 속에서도 전분기 대비 13.2%p 증가한 226.5%(잠정치)의 킥스비율을 기록했습니다. 킥스비율 200~220%를 중장기적 목표로 삼고 있으며, 220%를 초과하는 자본을 주주환원, 국내 신사업 진출, 글로벌 사업 확대에 활용하겠단 방침을 세웠습니다.
 
DB손보는 이번에 킥스비율이 6.5% 초과하면서 작년 23%였던 주주환원율을 35% 이상으로 상향시키고, 미국 특수보험사 포테그라(Fortergra)를 약 2조3000억원(16억5000달러)에 인수하며 글로벌 확장을 본격화했습니다. 국내 보험사가 최초로 미국 현지 보험사를 인수한 사례인 동시에 인수 금액 역시 해외 보험사 중 최대 규모로 알려졌습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단순히 당국의 자본 규제를 대응하는 차원을 넘어서, 초과 자본을 전략적으로 활용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적극적인 자본 관리로 금리 변동, 손해율 악화 등을 방어하면서도 주주환원 제고와 미래 성장 동력 확보 등 선순환 구조를 이끌 수 있다고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습니다.
 
DB그룹 사옥. (사진=DB손해보험)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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