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수원 '중수' 헐값 판매…황주호 '배임' 고발"
“정재훈·황주호 등 전·현직 경영진, 한수원에 2120만달러 손해 끼쳐”
2024-06-10 12:42:20 2024-06-10 13:27:42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정재훈, 황주호 등 전·현직 한국수력원자력 경영진이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됩니다. 한수원이 월성 원전 1호기에서 사용되던 '중수'(Heavy Water)를 중국에 헐값으로 판매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시민단체들이 한수원 전·현직 사장 등을 고발키로 한 겁니다.  
 
10일 <뉴스토마토>가 입수한 고발장에 따르면, 월성1호기공정재판감시단과 자유대한호국단, 행·의정감시네트워크중앙회 등은 11일 서울중앙지검에 황주호 사장과 정재훈 전 사장 등 5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에 근거해 업무상 배임죄로 고발합니다. 고발장에 적시된 나머지 셋은 한수원 C 처장, L 처장, N 본부장입니다. 
 
본지는 10일자 <(단독)"한수원, 중국에 중수 '헐값' 판매…수백억 손해"> 기사를 통해 한수원이 중국에 중수 80톤을 국제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해 수백억대 손실을 입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한수원이 지난 2021년 10월 월성 원전 1호기의 중수를 중국에 판매하는 계약을 맺었는데, 국제 시세보다 훨씬 싸게 처분했다는 원전업계 주장을 담았습니다. 원전업계에선 한수원이 당시 계약으로 2100만달러(한화 약 290억원) 상당의 손해를 봤을 걸로 추산했습니다. 한수원 전·현직 임원들의 배임 논란도 불가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한수원은 본지에 당시 계약은 문제가 없었고, '헐값 처분'도 아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월성1호기공정재판감시단과 자유대한호국단, 행·의정감시네트워크중앙회 등은 11일 서울중앙지검에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과 정재훈 전 사장 등 5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의 업무상 배임죄로 고발키로 했다. (사진=월성1호기공정재판감시단과 자유대한호국단, 행·의정감시네트워크중앙회)
 
고발장을 보면, 고발인들은 고발 사유에 대해 "정재훈 전 사장과 C 처장, L 처장, N 본부장 등은 2021년10월25일 중국 CNEIC(China Nuclear Energy Industry Corporation) 친산 원전에 시세 2400만달러에 달하는 한수원 중수 80톤을 320만달러(약 43억원)에 판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면서 "황주호 사장은 2023년 6월 해상운송 방식으로 중수 80톤을 친산 원전 측에 송부함으로써 한수원에 시세와 매매계약 체결액의 차액인 2120만달러만큼 손해를 입히고, 제 3자인 친산 원전 측에 이와 동일한 이익을 얻도록 했다"라고 적시했습니다.
 
고발인들은 손해액 산정의 근거로 "2000년도 해외 논문을 보면 캐나다형 중수로에 사용되는 중수는 1kg당 300달러에 달하므로, 중수 80톤의 시세는 약 2400만달러에 달한다"라고 짚은 뒤, "사기업도 아닌 공기업(한수원)에서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에 불용물품을 수의계약의 형태로 판매한다는 것은 정 전 사장과 피해자인 한수원 사이의 위임계약에 따른 선관주의의무를 현저히 위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C 처장과 N 본부장도 오랜 근무 경험으로 이런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음에도 수출계약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정황이 포착됐다"며 "한수원은 약 2120만달러의 손해를 입게 되었고, 매매계약의 상대방인 중국 CNEIC 및 친산 원전은 2120만달러의 이익을 얻었다"고 했습니다. 
 
황 사장에 대해선 "2022년 8월20일 한수원의 사장으로 취임했는데, 업무상 배임으로 인한 이 사건 매매계약의 효력을 검토하고, 관계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지위에 있는 자"라면서 "중수의 판매가격이 시세에 현저히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잘 알 수밖에 없었음에도, 2023년 6월 해상운송 방식으로 친산 원전에 중수 80톤을 인도함으로써 정 전 사장이 체결한 매매계약을 이행했고 업무상 배임을 방조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월성1호기공정재판감시단과 자유대한호국단, 행·의정감시네트워크중앙회 등은 황주호 사장과 정재훈 사장 등 전·현직 한수원 경영진을 검찰에 고발하는 데 맞춰 11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습니다.  
 
(이미지=월성1호기공정재판감시단과 자유대한호국단, 행·의정감시네트워크중앙회)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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