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산업 '경고등'…내년 위기 조짐
6월 한국영화 매출 65% 감소
허리라인 '중박' 영화 실종
투자 보수적 시각 변화…영화 제작 줄어
2024-07-11 13:58:53 2024-07-11 16:52:13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한국 영화산업에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올해보다 내년 더 힘들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한국 영화산업에 대해 투자자들의 시각도 보수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웹툰 등을 원작으로 한 안정적인 시나리오 투자가 늘었습니다. 영화 제작 편수도 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업계 곳곳에서 위기의 신호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11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 6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6월 극장 매출은 1088억원으로 2017~2019년 6월 전체 매출 평균(1491억원)의 72.9% 수준입니다.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5.1%(364억원) 감소했습니다. 6월 전체 관객수는 1133만명으로 2017~2019년 6월 전체 관객수 평균(1768만명)의 64.1% 수준입니다.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2.0%(319만명) 줄었습니다. 
 
한국영화의 위축은 극장보다도 더 심각합니다. 6월 한국영화의 매출 및 관객수 모두 나란히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0% 이상 감소세를 나타냈는데요. 6월 한국영화 매출은 327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65.2%(612억원) 줄었고, 관객수는 346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63.3%(596만명) 감소했습니다. 
 
영화 '범죄도시4'.(사진=뉴시스)
 
올해 상반기 개봉한 '파묘(2월)', '범죄도시4(4월)'가 1000만 관객을 넘어섰지만 이후 한국영화 흥행 부진이 줄줄이 이어졌습니다. 6월의 경우 '원더랜드', '하이재킹', '핸섬가이즈'가 개봉했으나 '하이재킹'만 6월 매출 100억원, 관객수 100만 명을 넘겼습니다. 현재 극장가에선 과거 300만~500만명 관객이 들던 '중박' 영화가 아예 사라졌습니다. 1~2편의 대작 영화에만 관객이 몰리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상황이 좋지 않다보니 투자 심리도 얼어붙어 있는 상황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제작되는 영화 중 기존에 성공한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시나리오 제작 비중이 늘고 있는데요. 검증 되지 않은 오리지널 시나리오보단 이미 대중에게 인기를 얻은 웹툰 등을 원작으로 한 안정적인 시나리오에 투자가 몰리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아예 오리지널 시나리오가 없는 건 아니지만 과거에 비해서 원작이 있는 시나리오가 많아졌다"고 밝혔습니다. 
 
더욱이 쌓아놓은 작품도 별로 없습니다. 업계에서는 '곳간이 비어 간다'고 말할 정도인데요. 영화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에 개봉하지 못한 영화들이 최근에 많이 풀리면서 그마저도 떨어져 가는 상황"이라며 "내년부터 한국 영화가 많이 줄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6월 개봉한 영화 '원더랜드'는 크랭크업 이후 4년 만에, '핸섬가이즈'는 크랭크업 이후 3년 만에 개봉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투자가 보수적이다 보니 제작되는 시나리오가 적고, 이로 인해 시나리오 작가에서 웹소설 작가로 전향하는 이들도 늘고 있는 실정입니다.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업계가 어렵다보니 시나리오를 보는 눈도 더 까다로워졌다"며 "투자가 쉽지 않으니 좋은 시나리오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으로 넘어가면서 좋은 시나리오가 부족하단 이야기도 나온다"고 밝혔습니다. 한 배우소속사 관계자도 "최근 들어오는 시나리오가 줄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영화계는 내년부터 한국 영화산업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영화계 관계자는 "영화계 큰 형님 격인 CJ ENM(035760)조차 영화 투자가 줄어든 상황이니 아무래도 쉽지 않다"며 "투자가 잘 되지 않다 보니 2025년, 늦어도 2026년에는 한국 영화산업이 위기가 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습니다.  
 
용산 CGV 전경.(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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