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이 답" MZ 증권사 PB의 생존전략
종합자산관리자로의 패러다임 제시
PB 취준생들 향해 "어른들과 커뮤니케이션 중요"
2024-08-19 15:52:02 2024-08-20 07:55:37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과거 증권사 프라이빗 뱅커(PB)들은 정보의 비대칭성을 이용해 고객에게 주식정보를 제공하거나 위탁매매 대가로 수수료 수익을 챙겼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누구나 금융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PB의 역할과 가치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빨라진 디지털화와 비대면 서비스 환경에서 MZ 세대 PB 들은 판매상품 전문화와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뉴스토마토는 19일 한 중형 증권사에서 근무 중인 3년 차 PB A주임(익명 처리, 95년생)과 한 대형증권사 PB인 B 팀장, 중소 증권사 PB인 C차장등 3명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오늘날 PB의 생존 전략과 함양해야 할 재량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PB 빌딩타기 이제는 상상할 수 없다"
 
과거에는 PB들이 건물마다 직접 찾아가 전단지를 나눠주는 이른바 '빌딩타기'로 고객을 유치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A 주임은 "이제는 건물마다 보안이 강화되면서 그런 방식은 상상할 수 없게 됐다"며 "비대면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고객과의 직접 대면이 줄어들었고, 많은 고객들이 주식 투자를 개인적으로 알아서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PB의 역할을 근본적으로 재정립하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B 팀장은 "예전에는 PB보다는 '브로커'라는 용어가 더 일반적이었다"고 회상하며 "당시에는 주식 매매를 통해 수수료를 얻는 구조가 일반적이었지만, 지금은 주식 매매만으로는 PB들이 성과를 내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현재 PB들은 고객의 자산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펀드매니저와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거나, 고객에게 전문가를 연결시켜주는 중개자 역할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특히 성과 보수나 랩상품 등 새로운 수익 구조가 도입됐으며, 채권이나 파생상품과 같은 다양한 금융상품을 다루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포트폴리오 종합관리 및 판매상품 차별화 중요
 
요즘 PB는 더 이상 단순한 주식 정보 제공자를 넘어 종합자산관리와 함께 본인만의 전문성을 겸비해야한다는 설명입니다. A 주임은 "PB는 고객의 전체 자산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고, 조세 관련 문제까지도 고객의 입장에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남들이 하지 못하는 것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차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A 주임은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고객의 요구와 기대치도 높아졌다"며 "고객들은 더 이상 단순한 투자 정보만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종합적인 자산관리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제공받기를 원하며, 특히 세금·상속·증여 등 복잡한 문제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조언을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전문성 확보와 함께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도 했습니다. A 주임은 "누가 어떤 질문을 하든 막힘없이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평소에 경제 뉴스와 증권 리포트를 꾸준히 읽고,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연습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고객들은 자신이 믿을 수 있는 전문가를 찾고 있으며, PB가 바로 그 역할"고 역설했습니다. 
 
C 차장은 "성장하기 위해서는 돈의 흐름을 캐치하고 투자 인사이트를 키워 본인만의 확실한 강점을 키울 필요가 있다"면서 "주식 전문이든 종합적인 자산관리 역량을 키우든, 법인 영업에 자신 있거나 등 확실한 전문 분야와 목표가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또한 뉴스, 기사, 다양한 사람들과의 미팅, 직장 선후배 조언 등을 참고하거나 생활 속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찾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취준생들, 자본시장법 숙지 강조
 
A 주임은 PB로 입사하려는 취업 준비생들에게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그는 "PB가 되어도 영업을 하는 것은 결코 만만치 않다"면서 "어른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고객과 상사 모두와의 원활한 소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B 팀장도 "기본적으로 PB일은 돈을 다루는 직업이기 때문에 원칙을 잘 지키고 따라야 한다"면서 "사람을 만나고 본인의 투자 의견을 설득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전화하고 사람을 만나는 일에 두려움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최근에는 자격증 취득이 입사 후 가능하게 변화했지만, 관련 법규지식과 공부는 필수적인 준비 요소라는  조언도 나옵니다. B 팀장은 "기본적인 자본시장법 등 금융 법규와 한국거래소 규정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면서 "이는 해당 직무에 대한 열정과 준비도를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주요 증권사들은 디지털 PB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삼성증권은 'S라운지'를 통해 디지털 PB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NH투자증권은 경력 10년 이상의 PB들을 디지털 자산관리센터에 배치해 비대면 컨설팅 서비스를 강화했습니다. 현대차증권 역시 디지털 PB센터를 운영하며, 고객의 비대면 상담 시간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한국투자증권 영등포 PB센터.(사진=뉴시스)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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