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더 오른다는데 지금이라도 사?
금괴 1개당 13억 3500만원 돌파
국제 불확실성 최고조에 금값 상승 랠리
2024-08-21 14:22:43 2024-08-22 08:23:20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금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최근 국제 금 가격이 온스당 2500달러를 돌파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금은 불확실성이 대두될 때 헤지(위험회피) 수단으로 수요가 높아집니다. 현재 미국 대선과 금리 인하 가능성,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 등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금값 상승을 부추겼다는 분석인데요. 글로벌 불확실성이 연말까지 이어지면서 장기적으로도 금값이 지속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온스당 2500달러 돌파…금 랠리 지속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제 금 가격은 지난 20일 10만7320원(g)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1년 새 30% 이상 상승한 수치입니다. 이날 국제 금값이 트로이온스(Troy-Ounce·온스)당 2500달러를 넘어서면서 금괴 1개 당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100만 달러(약 13억3500만원)를 돌파했습니다.주요 원자재가격이 보합 혹은 하락하고 있지만 금 가격만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연간 기준으로 20% 넘는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같은 기간 기준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 ETF는 2만3010원으로 일 년 전(1만5395원)보다 50%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같은 기간 KODEX 골드선물(H)은 1만5420원으로 일 년 새 27.2%, TIGER골드선물(H)은 1만6450원으로 26.5% 상승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강해지면서 금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오는 22일(현지시간)부터 열리는 잭슨 홀 미팅을 앞두고 미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 강화에 미국 국채 금리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는데요. 시장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장이 올해 잭슨홀 미팅에서 미국의 피봇(통화정책 전환)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달러 약세 폭 확대가 금 가격 랠리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달러화 지수는 7개월만에 102선을 하회하면서 약세 폭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9월 FOMC 회의에서 빅 컷(50bp) 인하 가능성은 낮지만 주택시장 등 일부 실물지표의 둔화 현상으로 연내 3차례 금리인하 기대감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미국 고용시장 우려와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점도 달러 약세에 일정부문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중동 및 러-우 전쟁 불확실성도 금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는 요인입니다. 중동 휴전 협정 타결 가능성이 보도되고 있지만 여전히 타결을 장담하기 어렵고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으로 더욱 복잡해진 러-우 전쟁 상황이 안전자산으로서 금 수요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DNS) 첫날 대선 훕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사진=시카고 AP/뉴시스
 
"금값, 장기적으로 더 오른다"
 
일각에서는 국제 금값이 상승 흐름을 지속하면서 연내 온스당 27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CNBC에 따르면 사브린 초드리 BMI 상품분석책임자는 "금은 불확실성에서 가격이 오르는데, 미국대선, 우크라이나의 러시아침공과 중동 긴장고조를 고려하면 올해는 불확실성이 정점에 있는 해"라며 "연준이 다음 달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하면 금은 온스당 2700달러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역대 최고치를 돌파한 후 가격부담이 남아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 봤을 때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금값은 달러 약세에 기인한 것이고 이는 결국 연준의 금리 인하를 반영하고 있다고 보면, 이 이상으로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금값이 오르기 위해서는 경기 우려가 나타나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 강도가 더 높아져야 하지만, 경기에 대한 우려는 해소되고 있어서 더 상승할 재료가 부족하다고 보여진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상승 요인이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최 애널리스트는 이어 "금 가격의 호재들이 길게봤을 땐 많다"며 "중동지역에 지정학적 위험이 잔존한다는 가정 하에 미국 대선에 대한 불확실성이 자산시장 전반에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연준의 금리인하도 기정사실화 돼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상승이 지속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박상현 iM증권 애널리스트는 "금 가격 급등 현상을 미국 경기침체 등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 시각으로 해석하기보다는 미 연준의 금리정책 전환에 따른 자금 흐름의 변화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며 "다만, 금 가격 상승에는 미 대선 불확실성과 미국 경기침체 등 잠재 리스크를 일부 반영되어 있음은 간과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직원이 골드바를 정리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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