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식에 삼성·현대·한화 ‘고액 기부’
삼성, ‘1기’ 대비 3배 이상 규모
100만달러 전달한 현대차·한화
기부금은 공공사업에 쓰일 예정
2025-04-22 14:01:26 2025-04-22 14:18:57
[뉴스토마토 이승재·표진수 기자] 삼성, 현대차, 한화그룹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올해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에 고액 기부를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관세전쟁을 예고한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유화적 제스처를 제시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20일 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2일 미국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가 공개한 서류에 따르면 삼성전자 미국 법인은 지난 1월20일 트럼프 2기 취임식에 31만5000달러(4억5000만원)을 기부했습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트럼프 1기 취임식에서도 10만달러(1억4300만원)를 기부한 바 있습니다. 이번 트럼프 2기 취임식 기부금액은 1기 대비 3배 이상 늘었습니다. 트럼프 1기 취임 당시 삼성전자는 한국 기업들 중 유일하게 기부금을 냈습니다.
 
현대차 미국 법인도 지난 1월6일 100만달러(14억2600만원)를 기부금으로 냈습니다. 한화디펜스와 한화큐셀은 각각 50만달러(7억1300만원)씩, 총 100만달러(14억2600만원)을 기부했습니다.
 
현지 법인을 통해 기부금을 전달한 이유는 외국 기업이 취임식 준비 위원회에 직접 기부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국내 기부 그룹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을 받은 김동관 한화 부회장은 취임식 전날 VIP를 대상으로 한 ‘캔들 라이트’ 만찬에도 참석한 바 있습니다.
 
이들 기업은 전임인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때는 기부 명단에 없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는 기부금을 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관세전쟁을 예고하자, 기업들이 기부를 통해 현지에서 활로 찾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취임식에서 기부 받은 돈은 총 2억3900만달러(3400억원)에 육박합니다. 이는 1기 취임식(1억700만달러)보다 2배 이상 많으며, 미국 대통령 취임식 기부금 중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기부자 중 60% 정도는 100만달러 이상의 거액을 기부했습니다. 빅테크 기업인 아마존과 엔비디아, 구글 메타 등을 비로해 퍼플렉시티, AI, 마이크론, 퀄컴 등도 100만달러를 기부했습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개인 자격으로 100만달러를 냈습니다. 월스트리트에서도 JP모건체이스와 블랙록, 블래스톤, 사모펀드 KKR,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 등이 100만달러를 기부했습니다.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식 준비위원회를 통해 국내 인사와 기업으로부터 기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연방법에 따라 취임 위원회는 취임식 뒤 90일 안에 200달러 이상 기부자 명단을 공개해야 합니다. 다만 자금 사용 내용은 제출하지 않습니다. 모인 기부금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난 이후, 도서관과 박물관 건립 같은 기념사업에 쓰일 예정입니다.
 
이승재·표진수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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