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혜정 기자] 인공지능(AI)의 활용이 일부 개발 부서를 넘어 전사로 확산되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해 LG전자, SK하이닉스 등 전자업계가 사내 AI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조직 개편과 인재 육성부터 자체 AI 어시스턴트 개발까지 업무와 관련된 전방위적인 AI 혁신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진행된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 코리아 2024'에서 삼성전자 DX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삼성리서치장 전경훈 사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AI 기반 업무 전환을 체계화하기 위한 조직 개편에 나섰습니다. TV·가전·스마트폰 등 완제품 사업을 맡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 경영혁신센터 산하에 ‘AI 생산성 혁신 그룹’을 신설하고, AI 인프라 구축과 우수 사례 확산을 주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겼습니다. 또한 DX 내 각 사업부에는 ‘AI 생산성 혁신 사무국’을 설치해, 사업 특성에 맞춘 AI 활용 전략 수립과 적용을 담당하도록 했습니다.
임직원 대상 교육도 강화했습니다. ‘생성형 AI 파워유저 프로그램’을 통해 기본 활용부터 고급 개발까지 4단계 교육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AI 크루’ 제도를 새롭게 도입해 300명 규모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과제를 발굴·실행하도록 하고, 전문 교육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삼성 가우스’는 문서 요약, 메일 작성, 번역, 고객상담, 코딩 등 다양한 전사 업무를 지원합니다. 보안 우려로 제한적이던 외부 AI 활용도 최근에는 오픈소스 대형언어모델(LLM) 도입을 통해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과거에는 반도체(DS) 부문에서 자체 AI인 ‘DS 어시스턴트’만 사용했지만, 현재는 다양한 외부 LLM도 지원하고 있다”며 “기밀 정보 처리에는 일부 제한이 있지만, 외부 AI 사이트 접속은 사내망에서도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LG전자 여의도 사옥 전경 (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는 지난해 말 최고전략책임자(CSO) 부문에 전사 AI 컨트롤타워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디지털 전환 총괄조직인 최고디지털책임자(CDO) 부문은 디지털전환(DX)센터로 재편해 CSO 부문 산하에 두고,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경영성과 창출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임직원을 대상으로는 생성형 AI 입문부터 챗GPT, GPTs 등 실제 업무 활용법을 다루는 온·오프라인 교육을 초·중급 수준으로 나눠 제공하고 있습니다.
LG전자 조주완 CEO는 지난달 16일 사내 소통 행사 ‘펀토크’에서 ‘완전 디지털화된 LG전자’를 인공지능 전환(AX)의 비전으로 제시하며, “향후 2~3년 내 전체 업무의 약 30%를 감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LG전자 관계자는 “사내 챗봇 서비스인 ‘엘지니’의 사내 지식 검색 서비스는 월평균 6만 건 이용되고 있으며, 통역 기능은 월 1000시간 이상, 번역 서비스는 월 7만7000건 이상의 문서를 처리하는 등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SK하이닉스 이송만 부회장도 지난 3월 말 사내 인터뷰를 통해 "인공지능(AI) 혁신을 이끄는 회사인 만큼 AI 인재 육성에도 더욱 힘써야 한다“며 "올해는 AI 역량 향상 및 일하는 방식 변화를 위한 AI 전문가 양성·사용 체계 확산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AI 활용 능력 함양에 전사적 역량을 결집하고 이와 관련한 프로그램도 운영할 방침입니다.
박혜정 기자 sunright@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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