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한샘, B2B 경쟁 참전…업황 부진 속 '궁여지책' 우려
특판사업본부 중심 오피스 인테리어·가구 사업 신규 진출
B2C 매출 비중 55%…경기침체 속 신규 포트폴리오 발굴 절실
100인 미만 중소기업 공략 시도…올해 중기 업황 예년 대비 악화
2025-05-23 06:00:00 2025-05-23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5월 20일 18:2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암담한 가구업계 업황 전망에 한샘(009240)이 기업 간 거래(B2B) 시장 공략에 나섰다. ‘오피스 가구’ 사업에 본격 진출하면서다. 다만 이미 B2B 시장은 경쟁사인 현대리바트(079430)의 점유율이 높은 데다 공략 대상으로 지목한 기업집단의 구매력도 충분치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샘의 오피스용 가구.(사진=한샘)
 
오피스 시장 경쟁 본격화…B2C 경쟁력 바탕 포트 확장 행보
 
20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오피스 인테리어·가구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회사의 B2B 사업을 맡고 있는 특판사업본부에서 신사업을 수행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가 축소되거나 종료되고 있고, 기업들이 업무 효율성과 직원 복지 차원에서 사무 공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 한샘이 오피스 시장 진출을 결정한 이유다.
 
한샘의 사업부문은 △리하우스 △홈퍼니싱 △특판 등 크게 3개로 구분된다.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사업부문별 매출은 △리하우스 1147억원 △홈퍼니싱 1340억원 △특판 605억원으로 나타났다. 회사의 전체 매출 규모 가운데 기업 소비자 간 거래(B2C) 사업인 리하우스·홈퍼니싱 사업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54.8%에 달한다. 특판사업부문의 매출 기여도는 8.2% 수준이다.
 
한샘의 최대 강점으로는 B2C 시장 점유율이 꼽힌다. 올해 1분기 경쟁사인 현대리바트의 B2C 사업부문 매출 비중은 20.1%에 불과했다. 이 기간 한샘의 연결 기준 매출이 4434억원, 현대리바트는 4240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임을 감안할 때 B2C 시장에서 한샘의 경쟁력은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B2B 시장에서는 1분기 한샘의 매출액은 605억원이던 것에 비해 현대리바트는 189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가구업계 B2C 시장은 주택 신규 입주물량, B2B 시장은 기업들의 경영 환경과 각각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올해 B2C 가구·인테리어 시장 전망은 밝지 않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전년(36만4058가구) 대비 10만가구 이상 줄어든 26만3330가구로 조사됐다.
 
중소기업 공략 나선 한샘…매출 성과는 ‘글쎄’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로 암울해진 B2C 사업부문 전망과 함께 기존 특판사업본부의 실적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샘의 지난해 말 건설사 특판 수주잔고는 2935억원으로 전년 말(3224억원) 대비 약 300억원 감소했다. 올해 1분기 말 수주잔고는 2617억원으로 3개월 만에 약 300억원이 더 줄었다. 회사의 특판 가구 신규 수주액 역시 2023년 2603억원에서 지난해 2441억원으로 줄었고, 올해 1분기 수주실적도 2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8% 감소했다.
 
올해 1분기 605억원 규모 매출을 기록한 한샘의 특판사업본부는 기존 건설사 등과의 계약을 통해 신규 입주 아파트를 대상으로 B2B 가구·인테리어 사업을 전개해 왔다. 기업을 대상으로 오피스 가구를 납품하는 사업 방식을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샘은 이 같은 B2C 시장의 업황 전망과 가구업계의 시장 점유율을 고려해 B2B 포트폴리오 확장 행보에 나섰다. 회사는 특화된 공간을 연출하는 업체 등과 협업 중이며, 올 하반기에는 오피스 전용 신제품 라인을 출시할 계획이다.
 
 
한샘이 진출 예정인 ‘오피스 시장’은 가구와 인테리어 시장으로 구분된다. 현재 오피스 인테리어 시장 규모는 약 7조원, 오피스 가구 시장 규모는 약 1조2000억원으로 추산된다. 회사는 특히 오피스 인테리어 시장 중 ‘업무 인테리어’(시장 규모 약 3조원), 가구 시장 중 8000억원 규모 민간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손영동 한샘 특판사업본부 본부장은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경쟁사들이 대기업·중견기업과 소규모 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 인원 20~100명, 오피스 면적 50~200평 규모 중소기업을 타깃으로 결정했다”면서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기능적으로 차별화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회사가 오피스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점찍은 중소기업들의 업황이 올해 더욱 악화되고 있는 점은 성공적인 사업 확장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로 보인다.
 
중소벤처기업부 조사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제조업 업황의 중소기업건강도지수(SBHI)는 최근 3년 동월 평균(88.4)보다 낮은 80.7을, 비제조업 업황 SBHI는 3년 평균(80.9) 대비 낮은 72.1을 각각 기록했다. SBHI가 100을 초과하면 다음달 경기가 좋아질 것을, 100 미만이라면 그 반대의 상황임을 의미한다. 최근 3년 평균으로 제조업과 비제조업 중소기업의 업황이 좋지 않았음에도, 올해는 더욱 암울한 업황이 전망된 것이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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