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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정준우 기자] KAI(
한국항공우주(047810))의 5개년 투자 계획(2023~2027년간 진행 예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려면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KAI의 현금흐름은 지난해와 달리 현금이 유입되고 있어 투자 재원 마련에 긍정적 신호가 된다. 수주 증가에 따른 선수금 유입이 순운전자본 규모를 줄여 현금흐름을 개선시켰다. 하반기에 집중되는 인도 일정 등을 고려하면 올해 KAI는 현금흐름 개선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투자 재원 마련에 대한 실질적 부담도 완화되어 투자 계획도 순항할 전망이다.
2026년 양산예정인 KF-21 전투기(사진=KAI)
연평균 3000억 투자…투자 계획 순항
21일 업계에 따르면 KAI의 연간 투자 계획은 순조롭게 이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KAI는 2023년부터 2027년까지 총 1조5000억원을 유무인복합체계(유인기와 무인기의 합동 전투 시스템), 인공지능(AI) 파일럿 등에 투자 중이다.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투자로 KAI는 연평균 3000억원가량의 자금을 연구개발에 투입한다.
투자를 선언하고 첫해부터 KAI는 3000억원 이상의 금액을 연구개발에 투입했다. 2023년 KAI의 경상 연구개발비와 신규 항공기 형상개발 등 투자금은 3738억원이었다. 지난해는 총 3029억원을 연구개발비에 지출하는 등 3000억원 이상의 투자를 집행했다. 올해도 적극적인 투자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KAI는 총 1366억원을 연구개발비에 쏟았다. 1분기 매출액(별도기준 6928억원)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19.7%에 달한다.
지난해까지 KAI는 쌓아둔 수주를 매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운전자본 지출 규모가 커졌다. 그 결과 대규모 영업활동현금흐름 유출(2024년 전체 기준 7282억원 유출)이 나타났다. 운영에 자금이 대거 지출된 탓에 실질적인 투자 부담도 높았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는 지난해와 다른 현금흐름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KAI의 1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유입 효과가 나타나며 현금이 확충됐다. 이에 투자 재원을 마련하는데 드는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KAI가 운전자본 운영 과정에서 별도기준 1001억원의 현금이 유입됐다. 지난해 1분기 운전자본으로만 2823억원의 자금이 지출된 것과 대조적이다.
현금 유입의 일등 공신은 선수금과 계약부채다. 재고자산 확보 등 자금 유출을 늘리는 요소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선수금과 계약부채가 늘어나며 총 영업활동현금흐름 개선에 기여했다.
KAI의 현금흐름 개선은 기타부채와 계약부채 증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올해 1분기 KAI는 선수금 등 기타부채가 늘며 현금 5607억원이 유입됐다. 지난해는 856억원이 유입되는 데 그쳤지만, 올해는 큰 폭으로 선수금 유입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계약부채 역시 올해 1분기 늘어나며 1331억원의 자금이 유입되며 현금흐름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선수금과 계약부채는 고객에게 제품을 제공하기 전 미리 받은 자금을 의미한다. 둘 다 현금을 미리 받았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동일하다. 계약부채는 여기에 고객이 제품을 인도받을 권리까지 포함한 더 넓은 개념이다.
현금흐름 개선 중…연말 확대 가능성도
올해 KAI의 현금흐름이 개선되면서 투자 재원 마련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흐름은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산업 특성상 KAI는 장기 프로젝트가 많기 때문에 운전자금 부담이 높다. 계약에 따른 자금 유입은 초기 선수금과 인도 시점의 잔금이 다수다.
다만, 올해 하반기부터 완제기 인도가 확대되면서 지난해와 다른 현금흐름 양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KAI는 완제기 인도가 줄며 연간 매출이 감소한 바 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완제기 인도가 활성화되는 모습이 나타난다. KAI는 내년 하반기 KF-21 전투기 양산에 앞서 현재 양산기 최종 조립 단계에 진입했다. 또한 소형무장헬기(LAH)도 지난해 12월부터 납품이 개시됐다. 향후 인도가 이뤄질 때마다 매출채권이 줄어들며 현금 유입으로 이어진다.
또한 KAI의 잔여 계약 현황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와 내년에 공사 기한(제품 제조 완료 등 계약이행 완료 기한)이 만료되는 계약이 5건이다. 해당 계약의 공사 기한이 끝나는 시점에서 향후 받을 잔여 대금의 규모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계약 과정에서 발생한 미청구공사 규모는 5968억원으로 향후 현금 전환으로 이어진다.
이에 KAI의 현금흐름은 완제기 인도가 활성화되면 확대된다. 올해 인도 사례 등을 고려하면 남은 2년간 투자 재원 마련은 직전 2년보다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KAI는 다목적 무인기에 탑재될 AI파일럿 개발 과정에서 미국의 쉴드 AI를 구매한 바 있다. 자체 개발 중인 AI파일럿과 비교하기 위한 목적으로 알려졌다. 이에 쉴드 AI 도입 계약은 KF-21 등 유인 전투기와 무관한 사항으로 전해진다.
KAI 측은 향후 투자 계획에 관한 <IB토마토>의 질문에 “지난해 현금흐름 악화에도 불구하고 미래 신사업은 가야 하는 방향이기 때문에 투자에 집중했으며, 장기적으로 R&D 비중을 높여 향후 매출 기반을 강화할 것”이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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