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장기채 '완판 행진'…회사채 시장, 판도 바뀔까
10년 이상 만기 회사채서 기관 투자자 수요 이어져
높아진 금리 인하 가능성, 자본차익 노린 투자수요 증가
2025-06-23 06:00:00 2025-06-23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6월 20일 19:4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채권 발행시장에서 만기 10년 이상의 장기채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S-Oil(010950)의 장기채는 모집액의 5배가 넘는 주문을 받으며 증액과 금리 할인에 성공했다. 이 같은 장기채 호조는 최근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진 동시에 투자 여건이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기업들의 장기채 발행이 꾸준히 시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관 러브콜 쏟아진 장기채 수요예측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Oil은 이권부 무보증 원화공모사채에서 10년물 장기채 완판에 성공했다. S-Oil은 이번 회사채 발행에서 총 3000억원 중 500억원을 10년물 장기채로 구성했다. 500억원 규모 모집엔 1400억원의 주문이 들어와 발행규모는 600억원으로 증액됐고 금리도 민평금리 0.25%p 아래에서 물량을 채울 수 있었다.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S-Oil 발행에 앞서 SK브로드밴드도 10년물 이상 장기채 모집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SK브로드밴드는 3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서 500억원 규모를 10년물 장기채로 구성했다. 지난 11일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SK브로드밴드의 장기채도 총 2500억원 규모의 주문이 들어왔다. 다만 증액은 결정되지 않았고 금리는 10년물 SK브로드밴드의 민평금리(3.611%)보다 낮은 3.380%에 결정됐다.
 
통상적으로 회사채 시장에서 10년 물 이상의 장기채는 발행 난도가 높은 채권으로 평가된다. 10년 이상 회사채의 경우 해당 기간동안 금리 변화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채권평가 손실 등의 위험이 있어 기관투자자의 신중함이 더해지고 개인투자 수요도 저조해 리테일망을 통한 매각도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기관투자자, 특히 은행과 보험사를 중심으로 장기채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금리 하락으로 인한 자본차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S-Oil의 10년물 주문에선 1400억원의 주문 중 은행과 보험권의 주문이 600억원을 기록했다.
 
결국은 금리, 향후 시장 전망은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내 만기 10년 이상 회사채를 발행한 곳은 총 5곳이다. SK텔레콤(017670)이 14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한 것을 시작으로 SK엔무브(500억원), SK브로드밴드(300억/500억원), SK(003600)(500억원), S-Oil(500억원/600억원) 등이 10년물 장기채를 발행했다. 이는 지난 한 해 S-Oil(1100억원)과 SK텔레콤(1100억원)이 발행한 2200억원을 상회하는 규모다.
 
 
회사채 발행에서 채권 만기를 장기로 발행이 가능할 경우 자금 조달 구조 안정화를 꾀할 수 있다. 다만 장기 발행 채권의 경우 통상적으로 단기보다 높은 금리와 발행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 때문에 소수 우량 기업만이 진행했다.
 
하지만 최근 한국과 미국 금리 인하 기조가 강화되면서 채권 발행시장에서 장기 채권 발행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현지 시간으로 1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기존 4.25∼4.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번달엔 금리 동결로 결정됐지만, 연준은 올해 연내 0.5%포인트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하면서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같은 전망은 이전 트럼프 2기 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금리 인하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에서 다소 완화된 것으로 경제전망예측(SEP)에서 연말 금리는 3.9%로 제시됐다. 다만 연내 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란 의견은 4명에서 7명으로 늘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한편 한국은행은 올해 금리 정책에 대해서는 인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특히 최근 이재명 정부의 추경 정책으로 국채 발행이 확실시되면서 경기 부양과 장기 국고채 금리 관리를 위한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논리가 힘을 얻고 있다. 다만 그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유력 전망치는 연내 2.25% 내외다.
 
이에 따라 발행시장에선 산업별 차별화와 더불어 우량채를 중심으로 한 장기 채권 발행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수급 부담에도 불구하고 신용 스프레드 전반의 확대 영향은 다소 시간을 두고 이어져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상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채권시장은 정책이 현실화하는 3분기 이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며 “신 정부의 포용적인 정책으로 인해 우량기업을 중심으로 채권 발행이잇따를 전망이며, 초우량물 수급 쏠림에 따른 회사채 신용 스프레드 확대 압력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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