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메신저 카카오, 정보보호 투자는 '감소세'
지난해 정보보호 투자에 246억 투자
공시 의무화 이후 첫 감소…매출액 1%도 안돼
카카오 "데이터센터 완공 영향"
"정보보호 투자 의무화와 투자 유도책 강구해야" 목소리
2025-06-24 11:38:42 2025-06-24 11:38:42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카카오(035720)의 정보보호 부문 투자가 축소됐습니다. 정보보호 공시제도 의무화 이후 처음입니다. 정보기술(IT) 투자는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지만, 정보보호 투자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해킹이 잦아지고 있고, 카카오의 주요 사업이 메신저 기반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확장하는 점을 반영해 사이버 보안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24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정보보호 공시 종합 포털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해 정보보호부문에 246억5600만원을 투자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정보기술 투자액 대비로는 3.5%에 불과합니다. 
 
카카오 사옥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공시가 의무화된 첫해 카카오는 2021년 정보보호에 투입된 금액은 140억5700만원이라고 밝혔습니다. SK C&C(현 SK AX)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로 카카오 일부 서비스가 마비된 이후 2022년 10월을 기점으로 투자액이 급격히 늘었습니다. 전년도 대비 49% 증가한 209억1900만원을 정보보호에 투자했고, 이듬해에도 22%가량 늘린 256억4100만원을 투입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3.8% 줄어든 수준에 그쳤습니다. 
 
별도 매출액 대비로는 1%도 안 되는 투자가 집행되고 있습니다. 정보보호 투자액이 최대치에 달했던 2023년에도 매출액 대비로는 1.02%에 불과한 수준인데요. 지난해에는 이 수치가 0.95%로 낮아졌습니다. 
 
 
정보보호 전담 인력은 현상 유지 상태입니다. 지난해 내부 72.9명, 외주 18.4명으로 91.3명으로 나타났습니다. 2023년 담당 인력은 90.9명입니다. 기업의 정보보호 투자가 대개 인건비와 보안 솔루션·장비 같은 유무형 자산의 합으로 나타난다는 점과 인건비가 상승세인 점을 감안하면 정보보호 인프라 투자 자체에 소홀한 것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정보기술부문 투자 규모가 꾸준히 증가한 것과도 대비됩니다. 카카오는 2021년 정보보호 투자를 포함한 전체 IT부문에 3600억원 규모를 투자했고, 2022년에는 이를 5000억원대로 높였습니다. 증가율은 52%입니다. 2023년에는 6629억원을, 2024년에는 7078억원을 투입했습니다. 다만 증가율은 2023년 21%, 2024년 6.7%로 낮아졌습니다. 
 
염흥렬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플랫폼과 같은 테크 기업과 정보통신 제공 기업들은 정보보호 전담 인력을 충분히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 테크 기업과 비슷한 매출 수준의 해외 기업들은 정보보호 투자 비중이 높은 경우가 많은데, 우리도 충분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카카오는 이에 대해 안산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가 2023년 말 마무리되면서 투자 확대 기조가 줄었고, 정보보호에 대한 투자도 연동돼 줄었다는 입장입니다. IT 기업으로 정보기술의 투자 비율이 높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카카오 관계자는 "정보보호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 서비스 개발 단계부터 운영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보안 취약점 식별과 개선 활동을 정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실 국내 플랫폼 기업의 정보보호 투자에 대한 낮은 인식은 카카오만의 일은 아닙니다. 지난해 공시된 네이버(NAVER(035420))의 정보보호 투자는 416억원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에 기업들의 정보보호 투자를 일정 비율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입법조사처는 최근 정보보호 강화 방안 내용을 담은 보고서에서 정보보호 투자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정보기술 부문 예산의 일정 비율 이상을 정보보호에 투자하도록 노력할 의무를 명시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 방안 필요성을 주장했습니다. 
 
염 교수는 "기업이 위험을 평가하고, 그 위험을 해소할 수 있는 보안 대책에 투자하는 것이 결국 정보보호 투자 비율로 나타날 텐데, 기업 유형에 무관하게 값을 정하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다"며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정보보호에 투자하도록 맡기되, 세제혜택이나 과징금 감면과 같이 투자를 유도하는 정책을 내놓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