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소버린AI 도약)①'AI 3대 강국' 외쳤지만…한국형 AI 모델은 없다
이재명 정부 AI 독립 강조하며 실무형 인사 배치
AI 챗봇 시장 점유율 챗GPT가 79.8% 차지
한국형 AI 모델 비롯해 보안·IT 인프라 아우르는 지원 필요
2025-07-14 06:00:00 2025-07-14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7월 10일 10:0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이재명 정부가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임기 5년간 100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챗GPT 등 해외 AI 모델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가 독립적으로 개발한 AI 모델로 '소버린(Sovereign·독립적인) AI(주권형 인공지능)'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향후 3~5년이 소버린 AI를 확립하기 위한 골든타임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현재 글로벌 AI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지위를 살펴보고 향후 소버린 AI를 위해 나가야 할 방향을 짚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이재명 정부가 ‘AI 3대 강국’으로 도약을 선포한 가운데 소버린 AI(독립적인 AI)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한국형 AI 모델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오픈AI가 만든 챗GPT가 전 세계에서 절대적인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중국의 딥시크가 개발된 가운데 한국을 대표할 만한 AI 모델이 없다면 자국의 데이터를 보호하기 어려워 정보의 역차별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울러 진정한 의미의 AI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한국형 AI 모델을 비롯해 보안, IT 인프라 등을 아우르는 지원과 규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이재명 대통령 축사를 대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소버린 AI 첫걸음한국형 AI 모델 '필수'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제14회 정보보호의 날 기념식’에서 축사를 통해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해서는 사이버보안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체계적인 정보보호, 튼튼한 사이버보안이 뒷받침된다면 AI 3대 강국은 대한민국의 현실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사이버보안 수준을 높이는 것은 소버린 AI를 구축하는 것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앞서 이재명 정부는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혁신 센터장을 대통령실 AI 미래기획수석에 임명한 데 이어 배경훈 LG AI 연구원장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으로 지명하는 등 실무자를 배치했다. 하정우 수석은 소버린 AI가 없으면 글로벌 기업에 종속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소버린 AI는 자체적이고 독립적인 AI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국내에서 챗GPT 상반기 앱 누적 설치 건수는 1012만건으로 전체 모바일 앱 중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5월 127만3992건에서 1년이 지난 올해 5월 1017만1126건으로 8배 가량 증가한 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자국의 AI 모델이 없는 것으로 인해서 가장 현실적으로 위험에 놓이는 것은 우리의 모든 개인 정보에 대한 주권을 주장할 수 없는 것”이라며 “우리의 주권을 가진 AI가 없다면 데이터가 유출되는 것을 막아낼 방법이 없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StatCoutner)에 따르면 지난 5월 글로벌 웹 유입 기준으로 AI 챗봇 시장 점유율은 챗GPT가 79.8%로 압도적 1위에 올랐다. 이어 퍼플렉시티가 11.8%,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이 5.2%, 구글 제미나이가 2%를 차지했다. 이외에도 딥시크는 0.8%, 클라우드는 0.5%를 기록했다. 미국이 전세계 AI 모델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초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딥시크’를 출시하면서 한 차례 파장이 일기도 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 만든 AI 챗봇 서비스는 순위권에조차 들지 못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현재 글로벌 AI 강국 순위는 미국이 1위, 중국이 2위인 것이 기정 사실이다. 그리고 이 두 나라를 1, 2위로 만들어 준 것은 각각 오픈AI의 챗GPT와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였다”라며 “결국 3위 자리를 놓고 20여개 국가가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형국인데 우리나라 정부에서 말하는 ‘AI 3대 강국’에 들기 위해서는 AI 모델과 반도체를 만드는 이 두 가지가 필요하다. 한국은 내세울 만한 AI 모델이 없는 만큼 한국형 챗GPT를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사진=스탯카운터)
 
AI 뒷받침할 정보 보호·보안 이슈 검토해야
 
아울러 진정한 소버린 AI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AI 모델 개발에 국한된 지원이 아니라 업계 전반을 아우르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AI와 관련해 부작용(Side Effect)에 대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정보 보호에 대한 이슈는 더 민감해질 것으로 보인다. 
 
백은경 이화여자대학교 인공지능대학 교수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소버린 AI가 중요하지만 동시에 양날의 칼이기도 하다. 소버린 AI를 만드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은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는데 미리 리스크(위험) 매니지먼트(관리)를 해야 한다라며 AI를 지원한다고 해서 직접적인 투자만 하는 게 아니라 AI 주변 학문이나 기술·인프라, 예를 들어 가장 중요한 보안을 비롯해 AI 데이터센터와 에너지 발전 여건, AI 윤리 교육 등을 함께 지원하지 않는다면 절름발이처럼 무게 중심이 흐트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자국의 AI 모델이 중요한 이유로는 정보 보호·보안 이슈가 꼽힌다. 챗GPT와 같은 AI 모델의 경우 AI가 학습을 하기 위해서는 다량의 데이터가 필요하다. 타국의 AI 모델에 의존하게 된다면 자국의 데이터가 유출돼 정보의 역차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우리은행 등 주요 기업들과 금융감독원, 국방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공공기관에서는 업무 용도로 챗GPT나 딥시크 사용을 금지한 바 있다.
 
백 교수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천연자원을 수출해도 자원을 수입해 가공하면 가공한 나라의 소유가 되듯, AI 모델의 기반이 되는 기본적인 데이터를 우리나라에서 제공하더라도 다른 나라에서 가공하면 그 나라의 소유가 되는 것”이라며 “나라 간 사이가 좋을 때는 문제가 없지만, 갑자기 상대 나라에서 규제나 제약을 가한다면 우리의 정보를 뺏기고도 그 정보를 받아올 수 없는 역차별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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