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올해 3분기 서울의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이 최근 5년 평균 대비 크게 감소하면서 분양 시장도 크게 위축됐습니다. 이러한 서울 아파트 공급 부족은 전월세 가격 상승을 야기할 수 있고 나아가 집값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3분기 서울 입주 예정 물량 예년 대비 37% 감소…인기 지역 쏠림 현상 강화
16일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올 3분기 서울 입주 예정 아파트는 5651가구로, 최근 5년간 분기별 평균 물량인 8971가구 대비 약 37.01% 감소했습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분양 물량 또한 감소 추세를 보입니다. 올해 전체 분양 예정 물량은 전년 대비 4.66% 감소한 2만8115가구로 예상됩니다. 지난 15일 기준으로 올해 서울에서 실제 분양에 나선 단지는 6558가구에 불과하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공급 실적의 약 70%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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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물량 감소와 함께 강남 등 인기 지역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서울 송파구 위례리슈빌 전용 105.46㎡ 무순위 청약 1채에 7만4051명이 몰렸으며,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무순위 청약 4채에도 22만4693명이 몰려 약 5만60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쏠림 현상은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해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심화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여기에 6·27 대출 규제로 실거주 의무 강화 조치까지 더해지면서 청약 시장의 양극화도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 공급 부족, 하반기 집값 상승 초래할까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현재 부동산 시장의 가장 불안한 요인이 수급 불일치, 그러니까 아파트 입주 물량 부족을 꼽을 수 있다. 결국 입주 물량이 줄어든다는 것은 그만큼 전월세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고, 전월세 가격이 오르면 결국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결국 내 집 마련 문턱이 그만큼 높아지면서 무주택자로 살아야 되는 기간이 더 길어지는 의미”라고 말했습니다.
고 원장은 이어 “집값이 오르는 만큼 소득이 집값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서민 주거 복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며 “빠르게 공급 확대 정책을 내놓지 않으면 시장 불안정성은 더 커질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권대중 서강대학교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도 “2021년에 금리가 오르기 시작한 이후에 인허가 물량이 감소하면서 착공 물량도 동시에 감소했다. 결국 착공을 하지 않으면 준공 물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 그 현상이 올해부터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며 “그 결과로 하반기 서울·수도권의 입주 물량이 급격하게 줄고 있는데, 수요는 그대로 있는데 공급량이 줄게 되면 부동산 가격은 상승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이제 매매 가격이나 전세 가격이 동반 상승할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송정은 기자)
이러한 공급 감소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시장 관망세가 짙어 하반기 집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은 현재 시장 상황에 대해 “단기적으로 급등했던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오른 상태이며, 6·27 대출 규제 이후 거래량도 급감하는 등 해당 단지들의 가격이 주춤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지금은 대출 규제 영향이 커서 시장 관망세가 짙기 때문에 분양 물량 감소로 인한 공급 부족이 집값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내년에는 금리 인하 기대감, 새 정부 부동산 정책 시행에 대한 시장의 적응력 등이 더해졌는데도 분양 물량이 부족하다면 가격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단기적인 시장 관망세 속에서도 향후 금리와 추가 수요 억제책, 공급 확대책 등 정부 정책 변화와 함께 분양 물량 추이를 지속적으로 주시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됩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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