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은 타운홀 미팅…김동연은 민생 투어
이 대통령, 광주·대전·부산 방문…김 지사, 31개 시·군 훑는다
첫 행보는 평택 반도체 핵심 소재 공장…일본 투자 유치 의미
전문가들 "광의의 선거운동"…경제 전문가 이미지 구축 분석도
2025-08-20 17:43:37 2025-08-20 19:05:04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 내 31개 시·군을 대상으로 '민생경제 현장투어'를 시작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타운홀 미팅'을 통해 전국 시·도 국민들과 직접 만나 소통하자 김 지사도 대통령의 의지를 읽고, 경기도를 훑으며 민심을 다지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동시에 차기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권자의 '눈도장'을 찍으려는, 민생 문제를 연결 고리 삼아 자신의 강점인 경제 전문가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의도도 있는 걸로 분석됩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25일 광주광역시 △7월4일 대전시 △7월25일 부산시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 참석했습니다. '타운홀 미팅'은 각 마을의 자치를 논의하던 미국식 공개 토론에서 비롯된 용어입니다. 현재는 특정 조직의 지도자가 구성원들과 직접 대화하는 행사를 가리키는 단어로 쓰입니다. 이 대통령은 광주광역시에서는 광주광역시와 전남도 무안군의 민·군 통합 공항 이전 문제, 대전시에서는 세종으로의 행정수도 이전 사안, 부산시에서는 부산시로의 해양수산부 이전 등을 거론했습니다. 
 
7월25일 윤병철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해양수산부지부 위원장(왼쪽 파란 조끼)이 25일 부산 부경대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타운홀 미팅 '부산의 마음을 듣다' 간담회에서 손을 들어 발언권을 요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통령이 처음으로 타운홀미팅을 한 지 2개월쯤 지난 이날 김 지사는 경기도 평택시에서 민생경제 현장투어를 시작했습니다. 오는 10월까지 지속되는 민생경제 현장투어의 키워드는 경청·소통·해결입니다. 김 지사가 지역 상권과 산업 현장, 경기도 정책과 관련된 현장을 찾아 도민과 소통하며 민생경제 활성화 방안과 정책 방향을 모색하려는 겁니다. 평택시 다음 행선지는 남양주시와 양주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경기도청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남양주시나 양주시 방문은 8월 마지막 주 정도에 이뤄질 것"이라며 "10월까지 1주일에 거의 시·군 2개를 도는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민생투어에 사용하는 버스는 '달달버스'입니다. 달달은 '달려간 곳마다 달라집니다'라는 문장의 줄임말입니다. 앞서 지난 19일 김 지사는 경기도의회 앞에 세워진 달달버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기도 31개 시·군의 주민들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가감 없이 그대로 듣겠다"며 "들은 것뿐만 아니라 아주 진솔하게 소통하고 대화를 나누도록 하겠다. 들은 이야기, 소통한 이야기를 갖고 가급적이면 현장에서 해결하고 또 현장에서 바로 해결이 안 되는 것은 사무실에 다시 와서 짧게 또는 중기적으로 또는 더 길게 보면서 해결하는 진정성을 보이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19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민생경제 현장투어' 버스를 미디어 공개하고 있다. (사진=경기도청)
 
이날 김 지사의 첫 행선지는 TOK첨단재료㈜의 포승공장 착공식이 열린 평택시 포승읍 희곡리입니다. 완공에 총 1010억원이 들어가는 포승공장은 완성 후 반도체 관련 핵심 소재인 포토레지스트를 생산하게 됩니다. TOK첨단재료㈜는 일본 기업 TOK(도쿄오카공업)의 한국법인으로, 이번 공장 건설은 외국 투자 유치의 의미도 있습니다. 
 
김 지사는 "핵심 소재의 안정적 생산 기반 확보를 통해 공급망 안정과 기술 자립도 향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지사 취임 이후 100조원 이상 투자 유치를 약속했는데 현재 91조원을 달성한 상태다. 두 달 뒤쯤 목표를 앞당겨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20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평택시 포승읍 희곡리에서 열린 TOK첨단재료㈜의 포승공장 착공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경기도청)
 
전문가들은 김 지사가 민생경제 현장투어를 하는 건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심을 다지는 것이라고 봤습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 대통령의 타운홀 미팅이나, 김 지사의 민생경제 현장투어나 '광의'의 사전 선거 운동"이라며 "이 대통령은 내년 지방선거가 있고 지방선거 승리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이어 "경기지사를 다시 해야 하는 김 지사 입장에서는 민주당으로부터 공천을 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 불확실한 데다 친명(친이재명)계에서 출마할 수도 있어서 긴장이 될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벌써부터 지방선거 운동을 하니까 김 지사도 이제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김 지사의 행보는 경제 전문가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김 지사는 민생경제 현장투어를 다니며 경제 전문가로서 이미지를 구축할 만하다. 김 지사는 경기도지사로서 경기도에서 한 게 있기 때문"이라며 "이 대통령의 타운홀 미팅도 정치적인 행보로 보이기는 하는데, 전국 대상으로 아직은 한 일이 별반 없는 상태에서 국정의 큰 틀을 먼저 잡고 타운홀 미팅을 하든지 해야지 선후가 바뀐 것 같다"고 평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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