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건전화 뺀다…이재명표 공공기관 물갈이 신호탄
공공기관 SOC 등 투자 확대…'확장 재정' 뒷받침
안전관리 대폭 강화…중대재해 발생 시 기관장 해임
2025-09-01 15:52:59 2025-09-01 17:50:12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이재명정부가 '확장 재정' 기조에 따라 공공기관의 투자도 대폭 늘리기로 했습니다. 향후 5년간 공공기관 부채를 120조원 이상 늘려 주택·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확대합니다. 사실상 윤석열정부에서 도입했던 '재무위험기관에 대한 재정건전화 계획'을 폐기한 셈입니다. 다만 공공기관의 저성과 사업 감축·폐지 등 지출 사업 재구조화를 통해 부채 비율은 낮춘다는 방침입니다. 아울러 중대재해 근절을 위해 공공기관의 책임 소지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그 책임을 물어 기관장을 해임할 수 있게 되며, 경영평가에서는 안전 관련 비중이 대폭 확대됩니다. 
 
SOC 확대에 공공기관 부채 720조→848조
 
기획재정부는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제8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25∼2029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 계획', '공공기관 안전관리 강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우선 정부는 주택·도로 등 국민 생활에 필수적인 SOC 사업에 필요한 재정 수요를 이번 중장기 계획에 적극 반영했습니다. 한국전력의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 발전사 등의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 투자, 주거 복지 향상을 위한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주택매입임대 사업 등이 대표적인 사업입니다. 
 
이에 따라 35개 공공기관의 부채 규모는 올해 720조2000억원에서 2029년 847조8000억원으로 127조6000억원 증가할 전망입니다. 사실상 전임 정부에서 도입한 일률적 부채 비율 목표를 담은 공공기관의 재정 건전화 계획을 반영하지 않은 것입니다. 
 
다만 정부는 정책 투자 확대에 따른 재정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공공기관이 스스로 비용을 절감하는 등 자구 노력을 병행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사업 수요를 고려한 투자 우선순위 조정, 집행 부진·중복·저성과 사업의 감축·폐지 등 지출 사업 재구조화를 지속 추진한다는 방침입니다. 이 같은 노력으로 공공기관의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올해 202.2%에서 2029년 190.1%로 다소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구 부총리는 "공공기관의 과도한 부채는 대국민 서비스 질 저하, 투자 여력 제한 우려가 있고 미래 성장 동력마저 훼손할 수 있다"면서 "공공기관들은 지속적인 자구 노력으로 생산성 향상과 재무 여력 확충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산재와의 전쟁' 안전 관련 경영평가 대폭 강화 
 
아울러 정부는 공공기관의 안전경영도 강화합니다. 이재명정부 들어 중대재해 처벌 강화 기조가 뚜렷해진 가운데, 최근 코레일 등 공공부문에서도 산업재해 사고가 잇따르자 이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한 것입니다. 우선 정부는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을 추진해 '안전경영'을 기관 운영의 원칙으로 법제화하고, 중대재해 발생에 책임이 있는 기관장을 해임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할 계획입니다. 
 
안전 관련 경영평가도 대폭 강화합니다. 우선 기관장의 안전경영 책임을 평가 주요 사항으로 반영하고, 경영관리 부문의 안전 및 재난 관리 지표 중 산업재해 예방 분야 배점을 역대 최고 수준(2.5점)으로 상향합니다. 안전관리등급 심사 대상은 모든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으로 확대하고, 공공기관 사고 사망자 중 특히 발생 비중이 높은 건설 현장에 대해서는 심사 기준을 강화합니다. 
 
이 밖에 1년에 한 번 공시하던 산재 사고 사망자 수를 분기별로 공시하고, 2인 1조 위험 작업에 대한 실태조사도 진행합니다. 공공기관의 안전 인력에 인센티브도 부여하고, 안전관리에 지능형 폐쇄회로(CC)TV와 드론 같은 첨단 기술을 도입하는 투자도 확대토록 유도할 계획입니다. 
 
구 부총리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공공기관 일터의 안전을 반드시 정착시켜야 한다"며 "그간 효율성에만 치중해 안전을 소홀히 하지 않았는지, 경영진의 인식부터 바꾸고 변화가 기관 전체로 확산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