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제이스코홀딩스, 한 달 새 CB 매각 6번…주주가치 '뒷전'
정정 공시까지 한 달간 10회 CB 재매각 결정
최악의 경우 횡령·배임 등 문제 발생 가능성도
2025-09-12 06:00:00 2025-09-12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9월 9일 17:4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윤상록 기자] 코스닥 상장사 제이스코홀딩스(023440)가 최근 한 달 동안 자기 전환사채(CB)를 연이어 매도하기로 결정하면서 주주가치 제고는 뒷전이라는 눈총을 받고 있다. 회사는 재매각 대금을 해외원광(니켈) 사업 투자·운영자금에 투입하겠다고 하지만 자기보유 CB의 매각은 잠재적 주식수를 증가시켜 주주가치를 희석하고 주가를 끌어내릴 우려도 있다.
 
 
 

한 달 동안 자기 CB 재매각 결정만 6번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이스코홀딩스는 최근 한 달 동안 6차례 자기 CB 매도를 결정했다. 정정 공시된 CB 매도 결정까지 합치면 총 10회에 달한다. 자기 CB 매도 목적은 해외자원개발 사업 투자·운영자금 보강이다. 

 

본래 철강선재 관련 사업을 주로 영위하던 회사는 지난 3월31일 '해외자원개발' 신사업을 정관에 사업목적으로 추가한 바 있다. 제이스코홀딩스는 자기 CB 매각으로 해외원광 사업 투자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6월 말 기준 제이스코홀딩스의 현금성자산은 47억원으로, 이번 CB 매각으로 현금 곳간을 채우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문제는 잦은 횟수다. 자기 CB 매각은 당장 회사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주주가치 제고엔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신주 발행 가능성으로 인한 지분이 희석될 여지가 있어서다. 게다가 CB는 나중에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는 잠재물량이기 때문에 반복 매각은 주가 희석과 함께 오버행 우려를 키운다. 

 

이와 달리 자기 CB를 소각하면 잠재적 주식수가 줄어들어 주주가치 제고 및 자본구조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당장 현금 확보는 어렵다. 

 

6월 말 기준 제이스코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캐디언스시스템으로 지분율은 5.52%다. 특별관계자인 크리스탈밸류제1호투자조합 지분까지 합치면 7.35%까지 늘어난다. 제이스코홀딩스는 2019년 경영권 분쟁을 겪은 것으로 전해진다. 2021년 경영진이었던 케이원피플이 현재 최대주주인 캐디언스시스템에 지분을 양도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스코홀딩스는 지난 1월 400억원 규모의 4회차 CB 납입이 완료됐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리딩투자증권이 주축이 돼 리딩투자증권 계열사 및 재무적투자자(FI)가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납입을 완료했다. 해당 자금의 조달 목적은 차입금 상환 및 해외법인 지원이다.

 

투자은행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최대주주가 변경된 기업이 주가 상승을 노리고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 신사업 추진 명목으로 자금을 조달할 경우 향후 회사 재무상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라며 "최악의 경우 자금 조달 후 횡령·배임 등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는 만큼 회사가 신사업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적자 지속·결손금 확대…주주가치 제고 외면

 

제이스코홀딩스의 순손실은 2022년 270억원, 2023년 244억원, 2024년 267억원을 기록한 끝에 올해 6월 말 기준 결손금은 738억원까지 불어났다. 같은 기간 매출은 841억원→553억원→284억원으로 감소했다. 실적 및 재무상태 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자기CB 매각 결정은 주주가치 제고 보다는 당장 현금 확보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주주가치 희석을 방지하기 위해선 회사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회사가 통상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주주가치 제고 방안으로는 ▲현금배당 ▲자사주 매입·소각 ▲무상증자 등이 대표적인 수단으로 꼽힌다.  

 

제이스코홀딩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당사는 전환사채 소각을 통한 잠재적 보통주 수 희석 효과 역시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라며 "다만 이번 전환사채 매각 결정은 유동성 확보 및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회사의 중장기 전략에 따른 것으로 확보한 자금은 해외원광사업 투자·운영자금 보강 등에 활용해 중장기적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운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CB 재매각 정정 공시가 여러 차례 이뤄진 부분 관련해선 매수자 6인 중 1인의 납입이 수차례 연기된 바 있으며 이에 따라 지난 4일 해당 계약을 해지했다"라며 "해지된 CB는 새로운 매수자를 선정해 매도계약을 체결해 납입이 완료됨에 따라 해당 CB 매도공시 정정 건은 최종 종결됐다"고 전했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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