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HD현대 오너가 3세인 정기선 수석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습니다. 이에 그동안 권오갑 회장 아래 전문 경영인 체제를 이어오던 HD현대는 오너 경영 체제로 전환됐습니다. HD현대는 다변화하고 있는 국내외 경영 환경에서 정 회장을 중심으로 경쟁력 강화 노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해 나간다는 목표입니다.
회장 승진하는 정기선 HD현대 수석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HD현대는 이날 이러한 내용을 담은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HD현대는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합병을 앞둔 상황에서 조직의 혼선을 줄이고 합병에 따른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예년보다 빠른 시기에 단행했다”고 했습니다.
이날 인사에서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이자 현대가 3세인 정 수석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습니다. 그동안 HD현대를 이끌었던 권오갑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추대됐습니다. 또한 이상균 HD현대중공업 사장과 조영철 HD현대사이트솔루션 사장이 각각 부회장으로 승진했습니다.
정 신임 회장은 연세대 경제학과와 미국 스탠퍼드 MBA를 졸업했고, 2009년 현대중공업 기획실 재무팀을 시작으로 HD현대 경영지원실장, HD현대중공업 선박영업 대표,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습니다. 현재는 지주회사인 HD현대와 조선 부문 중간지주회사인 HD한국조선해양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습니다. 정 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건설기계 부문 중간지주회사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공동대표도 맡아 최근 실적이 부진한 건설기계 사업의 위기 극복과 새로운 성장 동력 마련에도 나섭니다.
정 회장은 지난 2016년 HD현대마린솔루션의 설립을 주도하고 시총 11조원의 그룹 내 주력 사업으로 성장시켰습니다. 또 2021년에는 두산인프라코어의 인수 작업을 맡아 건설기계 사업을 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습니다. 수석부회장 재임 당시 그룹 내 주요 현안을 직접 챙겨온 정 회장은 최근에는 인공지능(AI), 디지털 혁신, 친환경 원천기술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전문 경영인으로 그룹을 이끌어온 권 명예회장은 내년 3월 주총을 끝으로 HD현대 대표이사에서 사임할 예정입니다. HD현대 새 대표이사에는 조영철 부회장이 내정됐고, 정 회장과 함께 공동 대표이사로 HD현대를 이끌게 됩니다.
이번 인사에서 금석호 HD현대중공업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해 이상균 부회장과 함께 공동 대표에 내정됐습니다. 금 사장은 경영지원 및 재경, 자산, 동반성장 등을 총괄합니다.
오는 12월1일 HD현대중공업으로 통합되는 HD현대미포의 김형관 사장은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겨 정 회장과 공동대표를 맡습니다. 기존 김성준 대표는 사장으로 승진해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이사로 내정됐습니다.
내년 1월1일 통합되는 HD건설기계 대표에는 문재영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 내정됐고, HD현대사이트솔루션 대표에는 송희준 부사장이 내정됐습니다. HD현대로보틱스 김완수 대표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됐습니다. 이날 발표된 대표이사 내정자들은 향후 주총과 이사회를 거쳐 정식 선임될 예정입니다.
HD현대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점점 치열해지고, 다변화하고 있는 국내외 경영 환경 속에서 새로운 리더십으로 새로운 시대를 개척해 나간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며 “신-구 경영진의 조화와 협력을 바탕으로 기존 사업의 성장은 물론, 전 분야의 혁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도 전력을 다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종합 중공업 그룹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한편, HD현대는 조만간 각 사별로 인사심의위원회를 개최해 후속 임원인사를 마무리 지을 예정입니다. 새로운 임원진 구성이 끝나는 대로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해 내년도 사업계획 확정 등 경영목표 달성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입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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