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 새마을금고 회장 취임 2년…건전성·수익성 '곤두박질'
상반기 역대급 적자
2025-10-20 14:59:14 2025-10-20 16:49:43
 
[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 취임한 지 2년이 다 돼가지만 자산건전성과 수익성 지표는 계속해서 악화하고 있습니다. 횡령과 배임 등 각종 금융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임기 종료까지 6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연임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부동산 PF 여파에 부실 털기 '실패'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회장 임기는 내년 3월14일 종료될 예정입니다. 김 회장은 2023년 12월 박차훈 전 회장이 금품수수 혐의로 기소돼 직무가 정지된 이후, 회장 직무대행을 맡았다가 보궐선거를 통해 제19대 회장으로 선출됐습니다. 김 회장은 취임 후 새마을금고 대규모 인출(뱅크런)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경영 혁신'을 바탕으로 건전성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왔습니다. 하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여파로 부실이 빠르게 늘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했습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국 1267개 새마을금고 당기순손실은 지난 상반기 기준 1조3287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019억원) 대비 10.5% 증가했습니다. 연체채권 매각과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가 커지면서 대출채권 관련비용 1조2833억원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대손충당금은 금융사가 대출채권 회수가 어려울 때를 대비해 사전에 쌓아두는 준비금으로 규모가 커질수록 수익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전국 새마을금고 순이익은 2021년 1조1155억원, 2022년 1조5573억원을 기록했지만 2023년에는 860억원으로 급감했습니다. 김 회장 취임 이후에는 1조원이 넘는 적자를 남겼으며, 지난 상반기에는 창립 이래 최대 반기 적자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전체 순손실(1조7382억원)을 크게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부동산 PF 부실 여파로 새마을금고 대출 연체율은 200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전체 대출 연체율은 지난 상반기 8.37%로 2023년 말(5.07%) 대비 3.3%p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기업대출 연체율은 7.74%에서 12.97%로, 가계대출 연체율은 1.52%에서 2.17%로 각각 늘어났습니다. 
 
손실위험도가중여신비율과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두 배가량 증가했습니다. 손실위험도가중여신비율은 새마을금고 전체 여신 중 부실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는 대출 비중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로, 8.83%에서 18.92%로 급등했습니다. NPL 비율 역시 4.86%에서 8.68%로 상승했습니다. NPL 비율은 전체 여신 중 회수 가능성이 낮은 부실채권(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이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합니다. 
 
행안부 관계자는 "새마을금고가 부동산 PF 비중을 많이 늘리면서 부동산 시장 악화 영향을 가장 크게 받았다"며 "부실 PF에 대한 충당금을 많이 쌓으면서 수익성이 안 좋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기 어려운 상황이라 지표가 금방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에 건전성 관리 과정에서 대손충당급 적립 등 비용으로 경영지표가 일시적으로 악화된 상태"라며 "향후 대손충당금 환입·영업이익 증가 등으로 충분히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앙회는 2023년 7월 뱅크런 사태 이후 지난 6월까지 26개 금고를 합병했습니다. 완전 자본잠식에 빠진 23개 금고 중 4개 금고를 합병했고, 나머지 금고에 대한 구조 개선 작업을 추진 중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새마을금고 내부 통제 구멍
 
새마을금고 내부에서도 횡령·배임·부당대출 등 금융사고가 계속 발생하면서 관리·감독 소홀 문제도 부상하고 있습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인 박정현 민주당 의원이 행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5년 8월까지 새마을금고에서 발생한 횡령·배임 등 금융사고 건수는 74건에 달합니다. 특히 임직원 제재는 2023년 207건에서 2024년 358건으로 1년 새 72% 증가했습니다. 
 
지난 5월에는 성남 소재 한 새마을금고에서 1716억원 규모 부당 대출 사건이 적발됐고, 6월에는 대구 북구와 서구에서 허위 대출과 횡령 사고가 잇따랐습니다. 김 회장이 취임 이후 내세운 '내부통제 강화'와 '경영 혁신'이 무색할 만큼 금융사고가 끊이지 않는 모습입니다. 
 
박 의원은 "연초부터 새마을금고 횡령·배임 등 금융사고 문제가 계속 도마에 올랐다"며 "각종 부동산 PF와 부당대출을 넘어 직접적인 자금 횡령 사건까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연말까지 확실한 자구책 마련을 촉구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내부 통제 사고가 반복되는 원인은 새마을금고가 타 금융사에 비해 규제·감독 수준이 느슨하기 때문입니다. 농협, 신협 등 다른 상호금융 기관은 금융당국의 직접적인 감독을 받지만 새마을금고는 행안부와 중앙회가 감독을 맡고 있습니다. 신용·공제 사업도 금융당국과 협의를 거친 간접 감독 체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전국 1267개 금고가 각각 독립된 법인으로 운영되면서 개별 금고가 독자적인 권한을 행사하고 있고, 중앙회 또한 실질적인 통제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새마을금고는 금융 업무를 영위하지만, 금감원이 아닌 행안부의 관리·감독을 받고 있어 규제가 느슨하다"며 "여신심사와 관련된 체계 등도 금융권에 비해 미흡하고 리스크 관리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서 교수는 "감독 사각지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감독 체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김 회장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행안위가 아닌 정무위원회에 출석할 예정입니다. 이번 국감까지 출석하면 벌써 세 번째인데요.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 행안위가 아닌 정무위에 출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정무위원들은 김 회장에게 잇따른 금융사고의 책임과 미흡한 내부통제, 건전성 부실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질의할 계획입니다. 또한 새마을금고 감독권을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으로 이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진은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 지난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행정안전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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