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지방을 줄이면서 근육을 늘리는 비만 치료제를 개발 중인
한미약품(128940)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 개발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한미약품은 AI를 적용해 신약 개발 기간을 절반 이상 줄였습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대한약학회는 22일 오후 코엑스마곡에서 '신약 개발 공동 심포지엄'을 개최했습니다. 이날 심포지엄에선 전해민 한미약품 상무가 네 번째 연사로 나서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 사례를 공유했습니다.
개발 과정에서 AI가 접목된 한미약품 파이프라인은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 'HM17321(LA-UCN2)'입니다. 이 물질은 근손실이 불가피한 GLP-1 기반 비만 치료제와 달리 지방을 줄이면서 근육을 늘리는 기전을 갖습니다. 한미약품은 HM17321이 근육량 증가와 지방 선택적 감량을 동시에 구현하는 세계 최초의 비만 혁신신약이라고 추켜세웁니다.
전해민 상무는 이날 심포지엄에서 "GLP-1 제제가 근육과 지방을 동시에 빼면서 체중 감소 효과를 나타내는데, 이 같은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지방을 감소시키면서 근육을 늘리는 효과를 내기 위해 HM17321를 개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전해민 한미약품 상무가 '신약 개발 공동 심포지엄'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한미약품이 설정한 HM17321 상용화 목표 시점은 오는 2031년입니다. 한미약품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HM17321 임상 1상 계획(IND)을 제출했고, 한국에서도 임상 1상을 준비 중입니다.
HM17321 개발 과정에선 AI가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HM17321은 GLP-1을 비롯한 인크레틴 수용체가 아닌 CRF2(corticotropin-releasing factor2)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타깃하는 UCN2 유사체입니다. 한미약품은 AI를 동원해 CRF2 수용체 선택성을 최적화했고, 이 덕분에 체지방 감소와 제지방량 증가 효과를 낼 수 있었다고 설명합니다.
한미약품이 신약 개발 초기 단계인 전임상 과정에서 사용하는 AI 플랫폼은 'HARP(Hanmi AI-driven Research Platform)'입니다. 한미약품은 지난 2023년 9월부터 HARP를 연구 과정에 도입했습니다. HARP를 적용하면 전임상 단계에서 접근이 어려웠던 타깃 설계, 구조-활성 관계(SAR) 분석 고도화, 실험 데이터와 예측 모델을 결합한 의사결정 체계 구축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HARP 도입으로 기대할 수 있는 가장 큰 효과는 신약 개발 기간 감축입니다. 한미약품은 HARP 적용으로 신약개발 기간이 30~50% 짧아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실제로 한미약품은 AI에서 얻은 데이터를 활용한 결과 HM17321 개발 기간을 절반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전해민 상무는 "HM17321의 경우 기존 신약 개발 기간에 비해 절반 이상 빨라졌다"며 "AI를 통해 약물 기전에 대한 설명을 다른 데이터에 활용해 새로운 기전을 밝혀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밝혔습니다.
한미약품은 "HM17321은 한미약품 R&D센터에 내재화된 최첨단 AI 및 구조 모델링 기술을 활용해 설계됐다"며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비만 치료제"라며 "올해 하반기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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