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부동산 관련 실언과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 의혹으로 논란을 빚은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이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돈 모아 집 사라'는 발언에 대해 사과 의사를 밝힌 지 불과 하루 만입니다.
이상경 국토교통부 제1차관이 지난 8월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토교통부는 24일 밤 언론 공지를 통해 "이 차관이 이날 저녁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배우자의 아파트 매매 논란 등에 대해 책임지고 물러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앞서 이 차관은 지난 19일 한 유뷰트 방송에 출연해 10·15 부동산 대책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정부 정책으로 집값이 안정되면 그때 사면 된다"고 언급해 논란이 일었는데요. 정작 이 차관의 배우자는 지난해 7월 성남시 백현동 아파트를 33억5000만원에 매입했으며, 같은 해 10월 14억8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해 갭투자 의혹까지 불거졌습니다.
최근 이재명정부가 발표한 10·15 대책은 대출 규제와 수도권 규제지역 확대를 담고 있습니다. 주택 매수에 제약을 두는 방식으로 집값 상승세를 저지하기 위한 정책입니다.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구멍이 줄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마당에 이미 고가 아파트를 보유한 이 차관의 실언에 여론은 싸늘하게 식었습니다.
결국 이 차관은 전날 국토부 유튜브 채널 생중계에 출연해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는 국토부 고위 공직자로서 국민 여러분 마음에 상처를 드린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럼에도 여야 할 것 없이 이 차관에 대한 사퇴 요구가 빗발쳤습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지난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국민의 말초 신경을, 아주 비위를 상하게 그따위 소리를 하면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것이 좋다"며 "김윤덕 국토부 장관도 해임(요구안)을 김민석 국무총리한테 내는 것이 좋고, 대통령은 무조건 책임을 물어서 내보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윤준병 민주당 의원도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국민에게 박탈감을 안기고 정책 신뢰를 갉아먹는 고위공직자들의 이율배반적 행태는 지탄받아야 마땅하다"면서 "장본인은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이 차관의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같은 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내로남불하는 국토부 차관 등을 즉각 경질하는 것이 정책 방향 전환의 시작"이라고 맹공을 퍼부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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