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대좌 '트럼프·시진핑'…대만 논의 없이 '일시 휴전'
희토류·펜타닐, '보복 조치' 철회…상호 방문 '추가 협상'
2025-10-30 18:00:53 2025-10-30 18:12:41
[경주=뉴스토마토 한동인·차철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년4개월 만에 한국 부산에서 대면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후 시작된 '패권 경쟁'의 한복판에서 극한으로 치닫는 '치킨게임'을 펼쳐온 양국 정상은 이번 만남을 통해 '일시 휴전'에 합의했습니다. 양국이 희토류·펜타닐 문제에 있어 한 발짝씩 물러난 데다, '기폭제'에 해당하는 대만 문제를 의제에서 제외한 결과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파국 직전 '합의'…재발 가능성 여전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30일 오전 11시께 김해공항 공군기지 의전실인 나래마루에서 약 1시간40분가량 정상회담을 진행했습니다. 두 정상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성사됐지만, 시 주석의 입국과 트럼프 대통령의 귀국 일정에 맞춰 회담 장소를 선택했습니다. 
 
양 정상은 비공개 회담에 앞선 모두 발언에서 서로에게 덕담을 건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기품 있고 존경받는 중국 주석"이라고 치켜세우면서도 "강경한 협상가"라고 지칭했습니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평화에 진심이고 세계 여러 핫스팟에 대해 관심이 지대하다"고 호응했습니다. 다만 시 주석은 회담 내내 무표정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며 미·중 관계의 단면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대신 실제 회담에 들어가서는 '휴전'을 택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직후,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유예와 합성마약 펜타닐의 미국 유입 차단 협력에 동의했으며 그 대신 미국은 관세를 10%포인트 인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상무부 역시 희토류 수출 통제를 1년간 유예하겠다고 화답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중국은 미국산 대두 구입도 재개하기로 하며 '보복 조치'를 철회했습니다. 
 
희토류 공급의 경우 미국의 '역린'으로 지목됐는데요. 중국의 통제와 미국의 재보복으로 이어진 치킨게임은 이로써 '휴전' 상태에 접어들었습니다. 다만 '파국' 직전에 최소한의 합의를 이뤘을 뿐, 언제든 재발 가능성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4월 중국을 방문하고, 이후 시 주석이 플로리다주 팜비치나 워싱턴D.C.로 상호 방문하는 절차도 남아 있습니다. 결국 '초고율 관세 유예'의 재연장 여부에 대해 양국이 추가 협상을 이어갈 전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 김해공군기지 나래마루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협상 걸림돌 '제외'…관세 집중
 
양 정상은 일시 휴전의 성사를 위해 대만 문제를 의제에서 제외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는 중국에 대만은 '핵심 이익 중 핵심'으로 간주됩니다. 때문에 관세 협상의 과정에서 대만 문제를 둘러싼 안보 분야는 미·중 사이의 협상 걸림돌로 작용해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아시아 순방 과정에서 시 주석과 대만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는데요. 협상이 목전에 다가오면서 트럼프 대통령도 기류 변화를 보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를 다뤘다며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시 주석과 협력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대만 문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결국 두 정상 모두 서로의 '역린'을 건드리지 않은 채 아슬아슬한 휴전을 성사시킨 셈입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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