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한국에 14조 규모 GPU 26만장 공급…삼성·SK·현대차 AI 협력
삼성·SK·현대차·네이버와 ''AI 동맹'
AI 팩토리 구축…HBM4 공급도 논의
2025-10-31 15:00:00 2025-10-31 16:17:19
[경주=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엔비디아가 삼성·SK·현대차·네이버에 26만장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공급하며 깜짝 선물을 안겼습니다. 인공지능(AI) 개발의 필수 자원인 GPU 대량 공급을 통해 국내 반도체·통신·자동차 산업 전반에 걸쳐 AI동맹을 맺은 것입니다. 
 
엔비디아 젠슨황 CEO가 APEC CEO서밋 행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백아란기자)
 
31일 엔비디아는 우리 정부와 삼성전자, SK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네이버에 GPU 블랙웰 등 AI칩 약 26만장을 공급한다고 밝혔습니다.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전날 ‘기쁜 소식’을 예고한 만큼 신규 계약 체결을 통해 한국이 ‘글로벌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힘을 실은 것입니다. 
 
기업별로 보면 삼성전자는 5만개 이상의 엔비디아 GPU를 도입해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생성되는 모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스스로 학습하고 판단하는 지능형 제조 혁신 플랫폼 ‘AI 팩토리 인프라’를 확충할 계획입니다. 차세대 반도체 개발·양산 주기를 단축하고, 제조 효율성과 품질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목적입니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파운드리에 대한 협업도 가시화할 전망입니다. 현재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HBM3E 12단 납품을 앞두고 있으며 차세대 제품인 HBM4 양산도 진행 중입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HBM4 △그랙픽용 D램(GDDR)7 △AI서버용 메모리 모듈(SOCAMM2) 등 차세대 메모리와 파운드리 서비스를 공급해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위상을 공고히 한다는 계획입니다. 
 
삼성전자 측은 “이미 공급 중인 메모리 제품뿐만 아니라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대폭 향상시킨 HBM4 공급을 엔비디아와 긴밀하게 협의 중”이라며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고객사 HBM4 수요에 차질 없이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설비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0일 서울 삼성동 한 치킨집에서 진행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회동을 마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SK그룹은 엔비디아 GPU와 제조 AI 플랫폼 ‘옴니버스(Omniverse)’를 활용한 ‘제조 AI 클라우드’를 구축합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31일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CEO Summit(서밋)에서 젠슨 황 CEO를 만나 ‘제조 AI 스타트업 얼라이언스(Physical AI Startup Alliance)’ 협력 방안과 반도체 협력과 국내 제조 AI 생태계 발전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습니다. 제조AI(Physical AI)는 스스로 인지·판단·행동하는 AI로 자동차, 로봇 등 물리적 형태의 실물 기기에 적용되거나, 상품을 생산하는 제조업 공장 등에 활용됩니다. 
 
엔비디아 옴니버스 기반 제조 AI 클라우드 구축과 관련해 구축·운영·사용까지 일원화하는 곳은 국내에서 SK가 유일합니다. 제조 AI 클라우드는 SK하이닉스가 도입하는 엔비디아 최신 GPU(RTX 프로™ 6000 블랙웰 서버 에디션) 2000여장을 기반으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와 용인반도체클러스터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SK텔레콤이 구축과 운영, 서비스를 맡게 됩니다. 
 
이와 함께 SK그룹과 엔비디아은 GPU 5만장 이상 규모의 AI 인프라 ‘AI 팩토리’를 국내에 구축한다. HBM4 등 차세대 메모리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습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AI 메모리 주요 파트너로, HBM3와 HBM3E의 핵심 공급사 지위를 이어 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HBM4에 대한 공급 협의를 고객과 마무리하고 4분기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본격적인 판매 확대에 나설 예정입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30일 서울 삼성동 한 치킨집에서 진행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치맥 회동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그룹은 엔비디아와 협력해 AI를 국내 산업 전반의 혁신을 이끄는 엔진으로 만들고 있고, 이를 통해 산업 전반이 규모, 속도, 정밀도의 한계를 넘어서게 될 것”이라며 “엔비디아 AI 팩토리를 기반으로 SK그룹은 차세대 메모리, 로보틱스, 디지털 트윈, 지능형 AI 에이전트를 구동할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젠슨 황 CEO는 “AI 시대에 AI 팩토리라는 새로운 형태의 제조공장이 등장했다”며 “엔비디아의 가속 컴퓨팅과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한 AI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SK그룹의 혁신과 한국 AI 생태계를 활성화할 AI 팩토리를 함께 조성하고 있다는 점이 매우 기쁘다”고 언급했습니다. 
 
현대차는 5만장의 블랙웰 GPU를 활용해 통합 AI 모델을 개발, 검증·실증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특히 현대차와 엔비디아는 국내 피지컬 AI 분야 발전을 위해 약 30억달러를 공동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통해 △엔비디아 AI 기술 센터(AI Technology Center) △현대차그룹 피지컬 AI 애플리케이션 센터(Physical AI Application Center) △피지컬 AI 데이터센터 등을 국내에 설립할 예정입니다. 
 
이 밖에 네이버는 피지컬 AI 등 핵심 AI 분야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엔비디아와 협력하기로 했으며 LG전자는 엔비디아의 AI 플랫폼 생태계에 합류해 로보틱스 기술 역량을 고도화할 방침입니다. 현재 LG전자는 엔비디아가 선보인 범용 휴머노이드 추론 모델 ‘아이작 GR00T’를 기반으로 자체 피지컬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으며 AI 데이터센터 분야에서도 파트너십을 모색해 나갈 예정입니다. 
 
젠슨 황 CEO는 “한국은 기술·제조 분야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확보하고 있고, AI 산업 혁명의 중심에 서 있다”며 “선박, 자동차, 반도체, 전자제품 수출이 그랬듯 이제는 한국의 인공지능이 글로벌 변혁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경주=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