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삼성전자가 7일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온 사업지원TF(태스크포스)를 정식 조직인 ‘사업지원실’로 격상하고 ‘2인자’ 정현호 부회장이 물러난 자리에 박학규 사업지원TF 사장을 임명했습니다. 박 신임 실장은 삼성전자와 그룹 전사 차원의 전략과 인사를 총괄하는 중책을 맡게 됐습니다.
삼성전자 새 사업지원실장에 임명된 박학규 사장. (사진=연합뉴스)
1964년 충북 청주 출생인 박 실장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KAIST)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삼성전자에 입사했습니다. 박 사장은 구조조정본부 재무팀 등 재무와 경영지원 등 핵심 부서를 거친 재무 전문가로 꼽힙니다.
박 실장은 2014년부터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장을 맡아 그룹의 체질 개선에 주력했고, 2017년 미전실 해체 이후에는 삼성SDS 사업운영총괄로 이동했습니다. 박 실장은 미전실 근무 등을 통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두터운 신뢰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 실장은 2020년 1월 사장 승진과 함께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경영지원실장(CFO)를 맡아 삼성전자로 복귀했습니다. 이후 전사 경영지원실장, 디바이스경험(DX)부문 경영지원실장 등을 역임한 뒤 지난해 말 단행된 인사에서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담당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박 실장은 삼성전자 전사와 DS, DX 등 주요 부문의 요직을 거쳐 그룹 재무 상황에 정통한 인물로 꼽힙니다. 특히 삼성전자의 실적이 완연한 회복세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오랜 사법 리스크의 족쇄를 벗은 이 회장이 단행한 첫 인사로 조직 정상화와 사업 본격화에 힘을 싣기 위한 인선으로 풀이됩니다.
한편, 삼성의 ‘2인자’로 불렸던 정현호 전 사업지원TF장은 회장 보좌역으로 위촉되며 전격 용퇴했습니다. 2017년 해체된 미래전략실 대신 신설된 사업지원TF를 이끌어온 정 부회장은 그룹의 경영·재무·인사를 틀어쥔 채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고, 현장과의 소통보다는 지시와 명령 체계로 의사결정 자체를 주도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온 바 있습니다. 특히 지난 3월 이 회장이 2심 무죄 선고 이후 경영진에 ‘사즉생’ 언급 등 일전에 없단 강한 메시지를 던진 것과 관련해 정 부회장 체제에 대한 대수술이 임박했다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11월 말 또는 12월 초로 예상되는 사장단 정기 인사를 앞둔 상황에서 정 부회장의 용퇴는 인사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됩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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